적성 찾고 프로젝트도 수행…준비된 인재, 中企서 역량 키운다

입력 2014-12-23 07:00  

중기 성장판 만든다
중소기업 인식개선 사업

중기청·중기진흥공단'중소기업 체험캠프'인기

취업준비생, 실무 경험 쌓고, 中企는 맞춤인력 확보 '윈윈'

기획·업체 탐방·해결책까지 … 멘토와 팀별 과제수행 '큰 힘'
참가자는 실제 채용 기회도



[ 안재광 기자 ]
#1.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었던 서동재 씨(28)는 지난해 7월 중소기업 체험캠프에 지원했다. 대기업 입사가 목표였던 서씨는 이 캠프가 또 다른 스펙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그는 이 캠프를 경험한 뒤 완전히 생각을 바꿨다. 월급과 복지 등 ‘조건’을 주로 따져봤던 그는 이곳에서 적성과 진로를 찾았고 결국 중소기업에서 미래를 설계하기로 마음먹었다. 중소기업 체험캠프 때 눈여겨본 동신유압이란 회사의 채용 공고가 지난 3월 나오자 서씨는 주저없이 지원했다. 그는 면접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최종 합격했다.

#2. 케이크커뮤니케이션즈는 크리스마스카드 등 다양한 카드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판매하는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3차원(3D) 메시지카드를 스마트폰에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케이크’란 앱을 내놓는 등 업계에서 나름 ‘잘나가는’ 회사지만 고민이 있다. 중소기업으로서 고객사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것. 마케팅 전문인력을 구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회사의 권소현 대표는 중소기업 체험캠프에 참여한 뒤 한시름 놓게 됐다. 캠프에 참가했던 이들 중 한 명을 채용했는데 이 담당자가 영업과 마케팅에 뚜렷한 재능을 보이고 있어서다. 권 대표는 “체험캠프 덕분에 적임자를 찾게 됐다”며 “꽃집, 초콜릿 가게, 제과점 등 메시지카드가 꼭 필요한 곳에 우리 제품을 연계시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체험캠프’ 인기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체험캠프’가 중소기업의 우수인력 유치와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가자인 학생들은 기존에 중소기업에 대해 막연히 가졌던 부정적인 인식을 줄일 뿐 아니라 자신의 숨겨진 적성까지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도 구직자들에게 자신의 회사를 알리면서 채용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업체들은 이 캠프를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 기회로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주 프로젝트 수행이 핵심

중소기업 체험캠프는 크게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먼저 참가자 학생들이 2박3일 동안 합숙하면서 본인의 목표를 밝힌 뒤 이를 다듬어 가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뭔지, 큰 조직과 작은 조직 중 어디가 적성에 맞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이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 중소기업 실무자들과 만나 여러 영역에서 자신이 활동 중인 중소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캠프 프로그램이 대부분 실습교육 위주여서 중소기업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중기청과 중진공 측의 설명이다.

3주간 진행되는 ‘프로젝트 수행’은 이 캠프의 핵심이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멘토’와 함께 팀을 짜서 중소기업에 들어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실행 방안을 내야 한다. 서씨의 경우 네 번의 업체 탐방을 통해 생산성을 낮추는 세 가지 요인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팀원들끼리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된 의견을 들고 멘토와 다시 세부방안을 상의하는 식으로 방안을 짰다.

마지막 과정인 최종 발표회는 각 팀의 프로젝트 수행 결과를 발표한 뒤 우수팀을 선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과 중소기업들이 궁합을 맞춘 뒤 실제로 채용을 진행하기도 한다.

올 겨울방학 350명 모집 예정

아직도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와는 상관 없이 스펙을 쌓아 몸값을 올리거나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하는 게 현실이다. 유정욱 중진공 인력개발처 대리는 “취업준비생은 아무래도 불안하다 보니 본인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회사를 우선 지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체험캠프를 경험한 뒤 달라졌다는 참가자가 많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좋다. 이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일곱 차례 열렸는데 468개교, 556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올해는 이달 중순까지 다섯 번 열렸고 250명이 참가했다. 겨울방학 때 다섯 번에 걸쳐 350여명의 학생을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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