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행료 받고 투자기업 IPO…링지화 一家, 거액 차익 챙겨

입력 2014-12-24 21:32   수정 2014-12-25 03:45

링지화 체포로 드러난 中 '회색수입 커넥션'

산시방 만들어 파벌 형성
보안사업 등 국유 공사 수주



[ 오광진 기자 ]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중앙판공청 주임) 출신인 링지화(令計劃)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의 체포로 부패 고위층의 ‘회색수입’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 회색수입은 정식 급여 외에 편법을 통해 은밀히 얻은 소득을 말한다. 2010년 원자바오 당시 총리가 정부업무보고 초안에 “회색수입을 규범화하겠다”고 적시했지만 심의 과정에서 빠질 만큼 회색수입 개혁은 기득권층의 강한 저항을 받아왔다. 링지화의 회색수입 경로는 사모펀드를 통한 주식투자와 광고대행 및 보안사업 수주 등이다.

링지화 체포 소식이 전해진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23일 중국 증시에서 ‘링지화 테마주’로 불리는 러(樂)TV, 둥푸룽 등 7개사 주가가 2~10% 동반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링지화 동생인 링완청이 세운 ‘후이진리팡자본관리공사’가 만든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받은 뒤 상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후이진리팡은 웹사이트도 없고 다른 증권사 지점망을 영업장소로 활용하는 등 은밀하게 움직여왔다.

후이진리팡의 수익 모델은 비상장기업에 투자한 뒤 기업공개(IPO)를 통해 차익을 회수하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말 현재 증시 상장을 위해 대기 중인 기업만 600여개에 달해 상장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만큼이나 어렵다. 후이진리팡은 그러나 기업에 급행료를 받고 인맥을 동원해 투자 기업을 조기에 상장시켰다. 링완청을 도운 리량 증권감독관리위원회 투자자보호국장도 조사받고 있다는 소식이 지난 1일 공식 확인됐다. 링지화 일가는 이들 기업을 상장시킨 뒤 주식을 매각해 거액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영상서비스업체인 러TV 투자를 통해선 최소 2억2000만위안(약 39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중국 정부는 IPO 부패를 해결하기 위해 인허가제를 등록제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링지화 일가의 회색수입 조달 경로엔 산시방이 등장한다. 산시성 출신 당정 고위층과 부호들의 모임이다. 링지화 일가는 보안사업과 광고대행으로 큰돈을 벌 때도 산시방을 동원했다.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인민대회당 톈안먼 등의 도난방지사업을 수주했다. 철도부 차이나모바일 CCTV 중국적십자회 등 국영기업과 단체가 고객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밀어붙이는 부패척결 운동은 파벌주의를 깨서 회색수입을 차단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여기엔 회색수입이 위험 수위에 이를 만큼 커졌다는 위기의식이 있다. 지난해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회색수입은 6조2000억위안(2011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했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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