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설마' 했던 검찰 압수수색 강행에 망연자실
단손 파손 사건 압수수색 배경 의문…"체포영장 이미 기각"
檢압수수색 유감 표명…"기업 활동 지장 초래" 하소연

[ 김민성 기자 ] LG전자가 지난 9월 유럽 가전전시회 IFA 기간 중 발생한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과 관련해 당사를 검찰이 압수수색한데 대해 유감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LG전자 안팎에서도 법원이 조성진 LG전자 H&A 사업부 사장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를 기각한 고소 건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강행한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LG그룹은 26일 오전 '설마' 했던 검찰의 압수수색이 현실화하자 당혹 수준을 넘어 그룹 전체적으로 분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단순 파손 사건이자 맞고소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당국이 경쟁사 입장을 두둔하는게 아니냐는 불만이었다.
LG전자는 이날 오전 여의도 본사 및 창원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마무리된 뒤 공식입장 자료를 내고 "검찰의 압수수색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경쟁사의 일방적이고무리한 주장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인 LG전자의 정상적인 기업활동과 대외 신인도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까 우려된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본사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세탁기 파손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한 조 사장의 집무실 및 주요 일터인 창원 공장까지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데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 사장이 매출 규모가 20조원에 달하는 가전사업을 맡아 거래처 미팅, 현지 시장 방문, 사업전략 확정, 신제품 출시 점검 등으로 연말 연초에 빠듯한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재차 설명했다.
다음달 6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후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수차례 검찰에 공식 요청했던 사안이라는 해명이었다.
LG전자는 "국내 상황과는 달리 사건 발생지인 독일 검찰은 이번 세탁기 논란이 불기소에 해당하는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어 더욱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조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기각한 사안에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여 중대 범죄 취급하는 진짜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대기업 CEO인 조 사장의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초 LG전자는 검찰이 CES가 2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조 사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내리자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날 검찰이 기업 PR을 담당하는 홍보팀 담당자 휴대전화까지 압수한 뒤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이자 LG 내부는 망연자실해 했다고 전해진다.
한 LG전자 관계자는 "단순 파손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건 유례가 없는 일로 안다" 며 "맞고소가 진행되는 검찰이 강경 조사를 진행하는 저의가 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법원 체포영장 기각 사안인데도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인데 대해 업계도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활동을 독려한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이번 압수수색이 그닥 맞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세탁기 고의 파손' 사건은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증거 위조 의혹으로까지 번지며 맞고소 전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조 사장은 그간 검찰의 두 차례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아 출국 금지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사건 이후 삼성전자는 LG전자 세탁기 부문 최고 수장인 조성진 H&A(당시 HA) 부문 사장이 해당 파손 사건에 직접 가담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초강수를 뒀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3일 독일 세탁기 손괴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LG전자를 고발한 바 있다. 조 사장도 유럽 양판점 자툰(Saturn)사의 독일 베를린 유로파센터(Europacenter) 및 슈티글리츠(Steglitz) 매장에서 발생한 삼성 세탁기 크리스탈 블루 손괴 사건 가담자로 특정하고,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LG전자도 삼성전자를 맞고소하는 강공 자세로 돌아섰다. 특히 삼성전자 임직원이 LG전자의 세탁기 파손 혐의에 대한 증거를 위조한 정황이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LG전자는 조 사장이 최근 연말인사(12월1일)와 전사 전략회의(12월16~19일), 내달 초 소비자가전쇼(CES) 준비 등으로 조사에 응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CES를 마친 이후 언제라도 출석하겠다며 일정을 조정해 줄 것을 검찰에 요청한 바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단손 파손 사건 압수수색 배경 의문…"체포영장 이미 기각"
檢압수수색 유감 표명…"기업 활동 지장 초래" 하소연

[ 김민성 기자 ] LG전자가 지난 9월 유럽 가전전시회 IFA 기간 중 발생한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과 관련해 당사를 검찰이 압수수색한데 대해 유감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LG전자 안팎에서도 법원이 조성진 LG전자 H&A 사업부 사장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를 기각한 고소 건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강행한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LG그룹은 26일 오전 '설마' 했던 검찰의 압수수색이 현실화하자 당혹 수준을 넘어 그룹 전체적으로 분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단순 파손 사건이자 맞고소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당국이 경쟁사 입장을 두둔하는게 아니냐는 불만이었다.
LG전자는 이날 오전 여의도 본사 및 창원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마무리된 뒤 공식입장 자료를 내고 "검찰의 압수수색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경쟁사의 일방적이고무리한 주장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인 LG전자의 정상적인 기업활동과 대외 신인도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까 우려된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본사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세탁기 파손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한 조 사장의 집무실 및 주요 일터인 창원 공장까지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데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 사장이 매출 규모가 20조원에 달하는 가전사업을 맡아 거래처 미팅, 현지 시장 방문, 사업전략 확정, 신제품 출시 점검 등으로 연말 연초에 빠듯한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재차 설명했다.
다음달 6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후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수차례 검찰에 공식 요청했던 사안이라는 해명이었다.
LG전자는 "국내 상황과는 달리 사건 발생지인 독일 검찰은 이번 세탁기 논란이 불기소에 해당하는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어 더욱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조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기각한 사안에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여 중대 범죄 취급하는 진짜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대기업 CEO인 조 사장의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초 LG전자는 검찰이 CES가 2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조 사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내리자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날 검찰이 기업 PR을 담당하는 홍보팀 담당자 휴대전화까지 압수한 뒤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이자 LG 내부는 망연자실해 했다고 전해진다.
한 LG전자 관계자는 "단순 파손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건 유례가 없는 일로 안다" 며 "맞고소가 진행되는 검찰이 강경 조사를 진행하는 저의가 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법원 체포영장 기각 사안인데도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인데 대해 업계도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활동을 독려한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이번 압수수색이 그닥 맞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세탁기 고의 파손' 사건은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증거 위조 의혹으로까지 번지며 맞고소 전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조 사장은 그간 검찰의 두 차례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아 출국 금지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사건 이후 삼성전자는 LG전자 세탁기 부문 최고 수장인 조성진 H&A(당시 HA) 부문 사장이 해당 파손 사건에 직접 가담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초강수를 뒀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3일 독일 세탁기 손괴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LG전자를 고발한 바 있다. 조 사장도 유럽 양판점 자툰(Saturn)사의 독일 베를린 유로파센터(Europacenter) 및 슈티글리츠(Steglitz) 매장에서 발생한 삼성 세탁기 크리스탈 블루 손괴 사건 가담자로 특정하고,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LG전자도 삼성전자를 맞고소하는 강공 자세로 돌아섰다. 특히 삼성전자 임직원이 LG전자의 세탁기 파손 혐의에 대한 증거를 위조한 정황이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LG전자는 조 사장이 최근 연말인사(12월1일)와 전사 전략회의(12월16~19일), 내달 초 소비자가전쇼(CES) 준비 등으로 조사에 응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CES를 마친 이후 언제라도 출석하겠다며 일정을 조정해 줄 것을 검찰에 요청한 바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