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음 행정관 '문건유출 배후' 진실공방
[ 도병욱 / 은정진 기자 ]
민경욱 대변인은 “(파문의 당사자인) 음종환 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곧 면직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날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음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 문제로 당·청 간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자 봉합에 나선 것이다.
전날 ‘청와대 문건파동 배후는 K, Y’라는 김 대표의 수첩 속 메모가 알려진 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지난달 술자리에서 음 행정관이 문건 유출 배후로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지목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그를 면직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음 행정관은 공직기강비서관실 조사에서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고, 사실무근”이라고 적극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파문이 더 이상 확산되면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음 행정관에 대해 속전속결식 조치를 취한 것이다.
특히 세간의 의혹을 받았던 ‘십상시’ 멤버로 거론됐던 음 행정관이 문건 파문과 관련해 거듭 구설에 오른 것 자체만으로도 청와대에는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음 행정관은 이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지만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그만두겠다”고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문건 배후 발언을 놓고 이 전 위원과 음 행정관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파문이 조속히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이 전 위원은 “지난해 12월18일 저녁 술자리 모임에 참석한 자리에서 음 행정관이 (김 대표와 유 의원을 배후로 지목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은 지난 6일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결혼식 뒤풀이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김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에 음 행정관은 “김 대표와 유 의원이 문건 유출 배후라는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술을 마신 날은 박관천 전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던 날이었는데 박 전 행정관의 배후는 조응천 전 비서관이라고 했다”며 “조응천은 (국회의원) 뱃지 달려고 혈안이 돼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유 의원을 만나고 다니고 김 대표에게 들이대는 사람이라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손수조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위원은 “(배후설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며 이 전 위원의 주장을 부인했다.
음 행정관은 ‘친박근혜계 보좌관’의 대표적 인사로 정윤회 문건 속에 등장한 ‘십상시’ 중 한 사람이다.
도병욱/은정진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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