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뼛속까지 약해져
'低유가 주사' 한방으로 안돼
[ 워싱턴=장진모 기자 ]
라가르드 총재는 미 경제의 ‘나홀로 성장’에 따른 달러 강세가 신흥국 금융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신흥국 은행과 기업들이 지난 5년간 달러 부채를 늘려왔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 은행 및 기업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선진국 통화정책의 ‘탈(脫)동조화’도 신흥국 경제를 위협할 것으로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은 초저금리, 양적 완화 등 경기부양 기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은 상반기 이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Fed의 금리 인상이 시장 참여자들과 충분한 소통을 하고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신흥국 및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원유와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들이 가장 큰 리스크에 직면했다”며 “나이지리아 러시아 베네수엘라는 통화 평가절하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글로벌경제 전망과 관련해 “지금 시점에서 주요 관심사는 과연 저유가와 미국의 강한 회복이 글로벌 경제를 더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게 하는가”라며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성장이 아직 취약하며 불균형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이 저성장과 저물가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성장과 저물가 환경에서는 실업률을 낮추고 공공 및 민간 부채를 줄이기가 더 힘들어진다”며 “저유가로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지금의 위기에서 빠져나오려면 ECB가 보다 강한 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저유가로 팔뚝에 주사를 한 대 맞는 것이 좋을 수는 있지만 글로벌 경제가 뼛속까지 약하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다음주 초 발표할 예정인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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