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겨울축제

입력 2015-01-25 20:34   수정 2015-01-26 03:44

세계적인 겨울축제라면 일본 삿포로 눈축제와 캐나다의 퀘벡 윈터카니발이 먼저 떠오른다. 삿포로 오도리 공원의 눈·얼음 작품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수백만 인파와 퀘벡의 강얼음을 깨며 펼치는 아이스 카누 레이스의 열기, 영하 30도 추위 속의 눈밭 목욕…. 요즘은 스위스 융프라우 그린델발트 눈축제와 중국 하얼빈 빙등제까지 순례하는 마니아도 많다.

한국 대표 겨울축제는 뭐니뭐니 해도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다. CNN이 세계 7대 겨울 불가사의로 선정한 축제답게 참가자가 매년 100만명을 넘는다. 올해도 개막 3주 만에 10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2㎞의 화천천 얼음벌판은 관광객으로 가득 찼다. 산천어맨손잡기와 얼음광장, 눈썰매장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다음달 1일까지 계속되는 이 축제는 체험객에게 5000원 상당의 농특산물 교환권을 선물해 지역경제도 살리고 있다. 농특산물 매출이 1주일 새 3억5000만원을 넘었다니 그야말로 효자축제다.

경기 가평 자라섬씽씽겨울축제 참가자도 100만명에 육박한다. 서울에서 가까운 데다 송어낚시체험과 눈썰매 등 가족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다. 강원 평창 송어축제에도 한 달여 만에 50만명이 다녀갔다. 지난주 개막한 태백산 눈축제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첫 주말에 최대인파가 몰리면서 다음달 1일까지는 50만명이 넘을 모양이다.

뜻하지 않은 문제도 많다. 우선 날씨가 포근해 울상이다. 꽁꽁 얼어야 할 낚시터가 아예 물바다를 이루기 때문이다. 수백 명이 한꺼번에 이용하는 시설이어서 얼음 두께가 최소 20㎝는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출입을 통제하거나 문을 닫는 곳까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축제장은 외국인 특혜에 대한 항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기가 잘 낚이지도 않는데 내국인 입장료가 외국 관광객의 5배나 된다는 것을 알고 “우린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고객)이냐”며 인터넷에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이 많다.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외국인을 적극 유치하느라 그랬다는 해명에도 누리꾼의 댓글 항의는 계속 이어졌다.

눈과 얼음에 반사된 자외선 때문에 설맹증이 생기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눈밭과 얼음판의 햇빛 반사율이 80%를 넘어 여름 자외선보다 4배나 강하므로 선글라스나 진한색 고글을 착용하는 게 좋다고 한다. 노는 데도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겨울축제가 우리만큼 풍성한 나라도 흔치 않으니 오는 주말엔 가족과 함께 어디라도 나서볼 일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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