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社 1병영] 돈 쓰던 軍이 이젠 돈 버는 軍

입력 2015-01-26 21:00   수정 2015-01-27 04:14

스마트强軍 되자 (4·끝) 6시그마 혁신 바람

배 기울면 펼쳐지는 슬라이드 구명정 개발
엔진결함 찾아내 보완…3년간 10억원 절감



[ 강진규 / 김대훈 기자 ]
2015년 국방예산은 37조4560억원이다. 지난해보다 4.9% 늘어났지만 정부 재정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34.7%에서 올해 14.5%로 낮아졌다. 북한과의 첨예한 대치 상황을 감안한다면 중국의 10분의 1, 일본의 4분의 1 수준인 현 예산 규모는 미흡하지만 국가 재정 여건상 증액도 힘들다.

이런 현실에서 국방부는 국방예산의 효과적인 집행을 위한 국방경영혁신 차원에서 2010년부터 린6시그마 활동을 본격 도입했다. 린6시그마란 불량률을 대폭 줄이는 6시그마에 업무 프로세스의 군살을 빼는 ‘린(lean)’ 기법을 합친 것이다. 부품과 무기를 국산화해 예산을 절감하고 민간 간 기술 교류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 장기 목표다.

해군 2함대사령부 2정비대대 소속 정비사인 정종대 사무관은 군함용 비상탈출 슬라이드(사진)를 개발, 국방부로부터 2014년 린6시그마 금상을 받았다. 함정 비상탈출 슬라이드는 항공기의 비상탈출 장치와 용도가 비슷하다. 침몰이나 좌초 등 비상 상황이 발생, 배가 45도 이상 기울면 튜브에 공기가 자동 주입되면서 슬라이드도 펼쳐진다. 승조원이 미끄러져 탈출해 아래에 펼쳐져 있는 구명정에 탑승할 수 있고, 비상시에는 슬라이드 자체를 구명정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 사무관이 이 장치를 구상한 것은 지난해 1월. 같은 해 4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자체 시험 결과 슬라이드를 활용해 구명보트에 탑승하는 데 8분55초(25인승 함정 기준)가 걸려 평균 탈출 시간이 30분 정도인 미국 함정보다 훨씬 빨랐다. 슬라이드는 펴지면서 자동으로 해양경비안전본부 등 인근 관제소에 사고 상황을 전파한다. 해군은 효용성이 크다고 판단, 향후 새롭게 건조하는 모든 함정에 이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 사무관은 “군용 함정뿐 아니라 민간 선박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군 군수사령부 기술관리과장인 이봉세 중령(공사 40기)은 러시아에서 도입한 T-103 초등훈련기의 잦은 엔진 결함으로 고민이 많았다. 엔진 내부에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 추진력도 떨어졌다. 2013년엔 지상 활주 중인 항공기의 엔진이 정지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T-103은 러시아에서 차관 상환금 대신 도입한 항공기다. 원제작사인 MIG사에 기술 문의를 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이 중령 등 5명의 군수사 정비팀은 실험 결과 엔진에 연료를 주입하는 관이 매우 짧아 연료가 기화해 엔진으로 역류하는 ‘증기폐색’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팀원들은 연료관을 최첨단 단열재로 감싸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관련 제품을 만드는 업체도 찾아냈다. 이 중령은 “총 6개의 개선점을 찾아 작년 7월 항공기 개조를 마쳤다”며 “엔진 결함은 절반으로 줄었고 3년간 10억원 이상의 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중령과 팀원들은 린6시그마 장려상을 받았다.

우정규 공군 군수사령관(소장)은 “작년 품질분임조, 린6시그마, 부품 국산화 등의 활동을 통해 공군 군수사에서만 390억원가량의 국방예산을 절감했다”며 “국방예산은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다는 각오로 국방경영혁신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평택=강진규 기자/대구=김대훈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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