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은행 '성장 DNA' 심겠다는 금융 CEO

입력 2015-01-26 21:09   수정 2015-01-27 03:59

이광구 은행장-웰스파고, 고객과 밀착 상담…"교차 판매 능력에 주목"
한동우 회장-CIMB, 자산규모 국내銀 절반 불구 현지화로 이익 극대화
김정태 회장-산탄데르, 총본부 만들어 덩치 키워 청라에 하나드림타운 조성
윤종규 회장-미쓰비시, 해외 수익 비중 30% 넘어…"장기적 시각으로 글로벌 공략"



[ 김일규 기자 ]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 24일 취임 후 연 첫 경영전략회의에서 “웰스파고를 배우자”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취임식에서 웰스파고 벤치마킹을 선언한 데 이어 공식석상에서만 두 번째 언급이다. 그는 한국보다 더한 저금리에다 내수시장 비중이 95%에 달하는 열악한 영업환경에서 웰스파고가 고성장을 지속하는 데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행장 외에도 금융사 최고경영자들은 외국의 벤치마크 금융회사를 시간 날 때마다 언급하고 있다. 그 대상을 보면 저금리·저성장 환경을 헤쳐나가는 전략과 그들이 지향하는 미래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저금리 돌파 위해 벤치마킹 필수

미국 웰스파고는 세계 8위 은행(자본 기준)이다. 이 행장은 웰스파고의 ‘교차 판매’에 특히 관심이 많다. 예금에 가입한 소비자들에게 펀드, 방카슈랑스, 대출 상품 등까지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웰스파고는 고객 한 명에게 평균 6.2개의 금융 상품을 판다. 우리은행을 포함해 국내 은행들의 평균인 약 3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고객과의 밀착 상담을 통해 ‘1년 뒤 주택담보대출이 필요하다’와 같은 미래 수요를 뽑아내 전략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교차 판매 덕에 전체 수익 중 비이자 수익 비중이 약 절반에 이른다. 이 행장은 “1990년대 초·중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지점 근무 시절 결제 때 웰스파고의 전산망을 이용하며 관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우리 신한 국민은행 등은 공통적으로 스웨덴 2위 은행 ‘한델스방켄’을 연구하고 있다. 한델스방켄 각 지점의 영업구역은 해당 지역 교회 첨탑에서 보이는 지역까지로 제한돼 있다. 이른바 ‘교회 첨탑 원칙’이다. 해당 지역 고객들과의 밀접한 관계 형성이 가능한 배경이다. 덕분에 연체율은 0.08%(2013년 기준)로 국내 은행 평균(0.99%)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글로벌 은행 도약 전략 구상도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회장의 지시로 인천 청라에 그룹의 헤드쿼터가 될 ‘하나드림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7년까지 7000억원을 들여 연면적 10만평(약 33만㎡) 규모로 조성되는 하나드림타운에는 지주 본사와 데이터센터, 콜센터 등이 입주한다. 스페인의 세계 14위의 글로벌 은행 산탄데르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산탄데르는 마드리드공항 인근에 231㎡(약 70만평) 규모의 ‘산탄데르 시티’를 세웠다. 2008년 초 하나대투증권 사장 시절 산탄데르를 방문해 5주간의 ‘특별 과외’를 받은 김 회장은 “산탄데르의 글로벌 경영 전략은 하나금융을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는 데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직전 세계 7위 은행인 일본 미쓰비시UFJ의 사례를 연구했다. 그는 “최근 일본계 은행의 해외 수익 비중이 30%를 넘는 것을 보고 벤치마킹하기 위해 미쓰비시UFJ 사례를 개인적으로 연구했다”며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던 일본 은행들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1980년대 삼일회계법인 근무 시절 삼일의 모회사였던 ‘쿠퍼스앤라이브랜드’의 도쿄지점에서 근무하며 일본 금융업 경험을 쌓았다.

신한금융지주는 해외 진출을 위해 말레이시아 2위 금융회사인 CIMB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글로벌 진출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는 ‘현지화’를 가장 잘 실행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는 국내 은행들의 절반 수준이지만 아시아 시장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수익 비중이 40%를 넘는 회사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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