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기회다" 韓·中 FTA 좌담회] "中 거대시장, 기업 기술력·농업계 도전정신 접목해야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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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9 21:29  

["농업도 기회다" 韓·中 FTA 좌담회] "中 거대시장, 기업 기술력·농업계 도전정신 접목해야 뚫린다"

사회 = 조일훈 경제부장

中 부유층 갈수록 '안전한 먹거리' 선호
농민들도 고급 농산물 공략 자신감 얻어

한류 열풍 타고 '한국 食문화' 확산 호기
중국인 라이프스타일 등 철저히 분석을



[ 조진형 기자 ]
지난해 11월 거대 시장인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이후 대(對)중 수출영농 확대를 위한 농업계와 기업의 상생협력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연내 한·중 FTA가 발효될 것에 대비한 움직임이다. 시장 개방과 농업 위기를 동일시하는 수세적인 접근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 농식품의 경쟁력을 앞세워 연평균 13%씩 가파르게 성장 중인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싹트고 있다. 정부도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찾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29일 서울 중림동 본사 회의실에서 좌담회를 열고 한·중 FTA를 한국 농식품의 수출 확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좌담회에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함정오 KOTRA 부사장, 최지현 농촌경제연구원(KREI) 부원장, 김준봉 전 농축산연합회 대표,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본부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조일훈 경제부장이 맡았다.

▶사회=앞선 FTA와 비교할 때 한·중 FTA가 농업 분야에 갖는 의미를 짚어달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 생산하는 농산물과 소비 패턴도 한국과 비슷하다. 농업계 걱정이 그 어느 때보다 컸지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타결됐다고 본다. 다행히 한·중 FTA는 앞선 FTA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농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타결했다. 농업인들은 지나치게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한·중 FTA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활용하려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농식품 소비시장으로 급성장 중이다. 한국 농식품의 장점인 위생과 안전성을 내세우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올해 우리 농식품의 중국 수출 목표는 13억달러다. 지난해 9억9000만달러보다 31%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김준봉 전 농축산연합회 대표=‘농어업인 중국시장 개척단’을 2013년 8월부터 수차례 꾸려 현지를 직접 조사해왔다. 중국 도매시장과 대형마트를 가보니 닭고기 돼지고기 등의 가격이 국내와 차이가 거의 없었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동북부 원전 사태 이후 중국 부유층은 갈수록 ‘안전한 먹거리’를 선호하고 있다. 정책적으로 뒷받침되고, 농업계가 도전적으로 나서면 불가능한 게 아니다. 농민들도 고급 농산물 위주로 중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사회=기업들 입장에선 어떤 기회를 모색할 수 있나.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중국 가공식품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진 실적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미래 관점에서 크게 두 가지 측면을 주목하고 있다. 첫째, 중국 젊은이들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 K팝 등에 친숙하다. 한류와 함께 한국 식문화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여건이다. 또 하나는 한국 가공식품이 안전성 품질 부문에서 확실한 우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남창희 롯데마트 본부장=롯데마트는 중국에서 10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 국산 양파를 중국에 내다 팔면서 상당한 교훈을 얻었다. 국산 양파를 가까스로 다 팔았지만 상당히 애를 먹었다. 중국 농산물 시장은 거대하지만 과일 채소 같은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가공기술을 앞세워 밀폐가공이나 안심포장 등의 개념을 접목해야 승산이 있다고 본다. 중국 시장과 중국인의 라이프 스타일, 식생활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뒷받침돼야 한다.

▶사회=중국 온라인쇼핑몰 알리바바에 개설된 ‘한국식품 전용 판매관’ 성과는 어떤가.


▶김재수 aT 사장=지금까지 성과를 보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성공적이라고 할 만하다. 한국 상품에 대한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알리바바에서 한두 품목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면 전체적으로 외면받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온라인 채널은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있다. 이 또한 잘 대비해야 한다.

▶사회=우리 프리미엄 농식품을 팔려면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

▶이 장관=중국 유명 백화점에 ‘프리미엄 한국 농식품 판매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2월 중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의 다웨청(大悅城) 백화점과 판매관을 개설하기로 협의를 마쳤다. 옌타이시는 LG 두산 등 200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어 한국 식품 수요가 충분하다. 옌타이시를 시작으로 올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으로 프리미엄 판매관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철하 사장=중국인이 홈쇼핑이나 한식당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 식품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출을 가로막는 행정규제도 빨리 풀려야 한다. 김치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규제에 묶여 수출을 못하고 있다. 비관세 장벽을 하루빨리 철폐해야 한다.

▶이 장관=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김치 관련 규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한 이후 중국 당국과 여러 차례 접촉해 의견 차를 좁혀왔다. 지난주 중국 왕양 부총리가 방한했을 때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생우유 수출 규제도 곧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6~28일 중국 당국에서 실사단 5명이 방한해 한국 유제품 7개 업체를 실사하고 있다. 생산시설에 문제 없다는 실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한국 농업의 수출 조직화는 잘 돼 있나. 주력 수출 품목이 제한적인 것 같다.

▶최지현 KREI 부원장=정부 주도로 품목별 수출 협의체가 구성돼 있고, 수출단지도 조성돼 있다. 하지만 적정한 가격에 수출 물량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사실이다. 화훼 과일 쪽은 잘 돼 있지만 파프리카를 제외한 채소류는 경쟁력이 미흡하다. 수출 품목은 대폭 늘려야 한다. 최근 대중국 수출 스타품목 발굴을 위한 연구를 통해 총 17개 품목을 꼽기도 했다.

▶함정오 KOTRA 부사장=실제 중국 현장에서 보면 한국 농식품 인기가 높지만 몇 가지 품목으로 한정돼 있다. 대표적으로 유자차 조미김 커피류 등이다. 한국 지역마다 가공식품을 만드는 영농조합이 많지만 수출 지식이나 정보가 없고 자금도 부족하다. 수출 품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업의 역할이 커질 것 같은데.

▶이 장관=그렇다. 전근대적인 소규모 방식으로는 수출은 고사하고 우리가 필요한 농산물 생산도 어렵다. 기술력과 자본을 갖춘 기업의 참여가 농업계에 반드시 필요하다. 자선사업이 아니라 양쪽 모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농심 ‘수미칩’과 같이 감자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이익을 공유하는 상생 모델이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대통령의 농업 미래성장 대토론회 이후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사회=기업형 유리온실 사업은 어떤 상황인가.

▶이 장관=동부의 경우 농민과 충분한 소통 없이 추진하다 농민들의 우려를 걀患? 처음에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다. 현재 농협이 중심이 돼 유리온실 인수를 추진 중이다. 정부가 기업과 농민 간 소통을 강화하는 데 굉장히 애를 썼다. 이를 위해 국민공감농정위원회 논의를 통해 기업의 농업 참여 가이드라인을 세워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사회=CJ 롯데의 농업 상생협력 모델이 궁금하다.

▶김철하 사장=미래성장 대토론회에서 선언한 대로 제주콩농가 등 농업인이 주주로 참여하는 종자농업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계약재배 농가와 연계해 종자 품종을 늘리고, 수매 물량도 확대할 계획이다. 가공식품에 필요한 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남 본부장=농축산연합회, 농식품법인연합회 등과 함께 농산물 수출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안심 가공식품을 수출하려고 한다. 물류비가 생각보다 커 당분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이 같은 아픔을 감내하고 중국시장 공략을 시도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생각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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