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꿈틀대는데…정·화·조 주가 '기름칠' 해도 될까

입력 2015-02-10 14:31  

[ 권민경 기자 ]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국제 유가가 최근 반등 기미를 보이자 유가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정유·화학·조선(정화조) 등 그동안 저유가로 피해를 입은 관련주 주가는 단기 반등을 보이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가 상승을 지지할 만한 환경 개선은 더딘 반면 시장의 기대는 앞서가고 있다며 유가 관련주에 대한 투자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 유가 바닥론 번지자 정유·화학·조선株 반등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유가는 내내 하락세를 보여 지난 1월에는 4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이달 들어 50달러를 회복하는 등 40달러대를 저점으로 반등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유가 반등에 무게가 실리는 건 미국 고용 호조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 전망과 미국 유정채굴장비(Rig) 급감, 산유국의 생산량 감소 기대 등이 맞물린 것으로 파악된다.

황병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이미 하반기 유가 상승에 배팅하고 있다"며 "단기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2009년과 같은 V자형 반등 모멘텀(동력)을 놓치지 않겠다는 투심이 반도?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바닥론이 번지면서 저유가로 직격탄을 맞았던 정화조 주가도 이달 들어 반등하는 모습. 현대중공업이 9% 넘게 뛴 것을 비롯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롯데케미칼 등이 모두 4~8%씩 상승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제 유가가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엔 무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공급 측면에서 유가 급락이 아직 원유 생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김종수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을 주도한 미국 원유 생산은 여전히 늘고 있다"며 "국제 원유 시장의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 생산도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 원유 생산이 비OPEC 을 중심으로 2개월 연속 감소(112만 배럴)했지만, 이는 셰일혁명으로 늘어난 미국의 원유 생산량(609만 배럴)보다는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당시의 세계 원유생산 감소량(354만 배럴)보다도 낮다.

김 연구원은 "공급 측면에서 미국과 OPEC을 포함한 산유국의 원유 생산 감축이 더 많이 이뤄져야 유가 급락이 멈출 것"이라며 "아직은 원유의 초과공급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도 "유가는 현재 '투자자들의 바닥 확신'과 '현실적인 공급우위'간의 괴리에서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며 "지나친 기대를 현행 유가에 반영하는 것이 오히려 수급 재-균형을 지연시킬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유가株 펀더멘탈 불확실…'이삭줍기' 바람직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와 관련주 주가 사이에 비대칭적 상관성이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유가가 약세를 지속했던 2011년 이후 주가와 유가는 일정한 양의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승보다는 하락할 때 더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기대만으로 유가 관련 주식들에 투자할 경우 위험이 크다"며 "특히 트레이딩(단기매매) 관점의 투자자라면 위험을 확대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화학, 조선 등 유가 관련주들의 펀더멘탈(기초여건) 매력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짚고가야 할 점으로 꼽았다.

이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년 평균에서 -1.4~ -1.0배의 표준편차로 거래되고 있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안전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유 연구원은 "유가의 하방 경직 가능성을 따져 주가 조정을 이용해 유가 관련주에 대해 '이삭줍기' 식 대응은 가능하다"면서도 "그 이상의 본격적인 비중 확대는 아직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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