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외환시장] 환율전쟁·디플레 공포에 세계 중앙은행들 '충격요법'

입력 2015-02-13 20:37   수정 2015-02-14 04:14

긴급 회의 열어 기준금리 인하 잇따라
"비상조치로만 치달아…시장 불안 부른다" 지적



[ 강동균 기자 ] 격화되는 환율 전쟁과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24시간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결정을 내리거나 심지어 정례적으로 열리는 통화정책회의를 기다리지 않고 긴급회의를 열어 금리나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충격요법’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이날 시장의 동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0%에서 연 -0.1%로 전격 인하했다. 릭스방크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린 것은 은행 설립 이후 처음이다. 릭스방크는 또 100억크로나(약 1조31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 완화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릭스방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까지 올라가도록 하기 위해 보다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신속하게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마이너스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함께 선진국 중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영국중앙은행(BOE)도 이날 물가상승률이 수개월 안에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더 내리고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중앙은행의 ‘깜짝’ 결정이나 움직임은 다른 국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지난달 15일 예정에 없던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8.0%에서 연 7.7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지난해 12월16일 새벽 1시에 회의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연 10.5%에서 연 17%로 올렸던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다시 연 15%로 2%포인트 낮췄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올 들어서 네 차례나 예금 금리를 내리는 초강수를 둔 뒤 지난 12일엔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해 시장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스위스중앙은행(SNB)도 지난달 15일 공식 일정에 없던 회의를 열어 환율 하한선 폐지를 결정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유로화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블룸버그는 “각국 중앙은행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일상적인 카드로 꺼내 들고 있다”며 “환율 전쟁과 디플레이션의 무게가 워낙 커 시장이 예상할 수 있는 시기와 방식으로는 정책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루이스 미국 모뉴먼트증권 애널리스트는 “각국 중앙은행의 비상 대응이 점차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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