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前 총리 부인 박영옥 여사 별세…64년 '그림자 내조' 아내, 눈물로 보낸 JP

입력 2015-02-22 20:59   수정 2015-02-23 04:07

김종필 前 총리 부인 박영옥 여사 별세

박정희 前 대통령 소개로 결혼
박근혜 대통령의 사촌 언니
JP "아내와 누우려 국립묘지 안가"



[ 김대훈 기자 ]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지난 21일 밤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 형인 박상희 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촌 간이다. 최근까지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투병해왔다. 병간호를 하던 김 전 총리는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경북 선산군(1978년 구미시로 개편)에서 태어난 박 여사는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구미국민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1950년 삼촌 박 전 대통령(당시 육군 소령)의 관사에서 김 전 총리를 처음 만났다. 전쟁이 터진 뒤 말라리아를 앓던 고인에게 김 전 총리가 의사를 구해주고 고인이 그 보답으로 비스킷, 빵 등을 대접하며 인연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김 전 총리가 중위로 전선에 나가 있던 1951년 대구의 한 교회에서 결혼했다. 지난 15일이 결혼 64주년 기념일이었다. 김 전 총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통에 전선에 나가 있던 나를 만나려고 큰딸(예리씨)을 업고 영하 20도의 혹한이던 춘천으로 부인이 찾아온 적이 있다”며 “이 같은 부인의 열정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고인은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을 걸어온 남편을 뒷바라지했다. 남편이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계에 입문해 초대 중앙정보부장과 9선 국회의원(6~10대, 13~16대), 두 차례 국무총리,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3김(金) 시대’의 한 축을 이루기까지 전면에 나서지 않는 ‘그림자 내조’를 해왔다. 고인은 평소에도 “매스컴에 드러나지 않게 내조하는 게 중요하다”며 “여필종부(女必從夫)라는 말을 되새기며 남편의 길을 따른다”고 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남편에게 정치 현안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김 전 총리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때면 남편을 대신해 지역구를 챙겼다.

슬하에는 김진 운정장학회 이사장(54)과 김예리 Dyna 회장(64) 등 1남1녀가 있다.

김 전 총리는 의료진이 임종이 가까워져 왔음을 알리자, 모두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청한 뒤 마지막까지 고인의 손을 잡고 임종을 지켰다. 김 전 총리는 64년 전 박 여사에게 선물한 결혼반지를 목걸이에 매달아 떠나는 고인의 목에 걸어줬다고 한다. 김 전 총리는 “허무하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22일 조문객들을 만나 “난 마누라하고 같은 자리에 누워야겠다 싶어서 국립묘지 선택은 안했다. 집사람하고 같이 눕고 싶은데 아직 부부가 같이 현충원에 가는 건 대통령이나 그렇다고 한다. 국립묘지에 가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 이歐?국무총리,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심대평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장 등이 조문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여야 정치인들도 빈소를 찾았다. 발인은 25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충남 부여군 반교리 가족묘원. 02-3010-2230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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