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올해 1%대로 낮추겠다…2~3년내 은행권 수준 만들 것"

입력 2015-02-27 07:01  

Cover Story - 농협상호금융

인터뷰 / 허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

리스크 관리에 역점
2019년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 리스크관리 전문역 배치할 것

지역종합금융센터 목표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 위해 농·축협도 펀드 판매 허용돼야



[ 고은이/조진형 기자 ]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9년까지 예수금 규모를 300조원으로 키우고, 연체율도 시중은행 수준으로 낮출 계획입니다.”

허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사진)는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연체율을 1%대로 낮추고 2~3년 내 시중은행 평균 수준까지 끌어내릴 것”이라며 “2019년까지 모든 지역 농·축협에 리스크 관리 전문역을 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호금융이라고 하면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보다 건전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이 있는데 이를 깨버리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농협상호금융의 연체율은 2.37%다. 그동안의 건전성 강화 노력 끝에 연체율을 2012년 3.44%에서 2013년 3.02%, 지난해엔 2%대 초반까지 대폭 낮춘 것이다. 상호금융권 평균(2.95%)에 비하면 낮지만 아직 시중은행 평균(0.86%)보다는 높다.

허 대표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상호금융의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며 “상호금융이 한국 경제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역종합금융센터로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허 대표와의 일문일답.

▷농협상호금융의 건전성 수준은 어떤가.

“상호금융권에서 가장 우수하다. 특히 지난해엔 연체율을 획기적으로 줄여 2%대 진입에 성공했다. 고정이하 연체비율은 2.25%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을 달성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 올해 장기부실채권을 상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연체율 수준을 1%대로 더 낮추겠다.”

▷최근 금융 환경이 녹록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경기 변동으로 인한 대출 부실화나 금리운용 손실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위험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전문가인 리스크관리 전문역을 양성하고 있다. 올해 총자산 5000억원 이상 지역 농·축협 123곳부터 리스크 관리 전문역을 배치하고 2019년까지 모든 농·축협에 리스크 관리 전문역을 둘 것이다.”

▷올해 상호금융의 비과세 혜택 연장이 관심인데.

“그렇다. 현재 3000만원 이하 상호금융 예탁금엔 비과세 혜택이 있는데 올해로 이 조치가 일몰시한을 맞는다. 비과세 혜택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상호금융 전체에 큰 충격이 올 수밖에 없다. 농협상호금융은 이익이 나면 농촌에 환원하는 만큼 비과세 혜택을 존속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혜택 연장 여恝?대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

▷농협상호금융 자체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전국 1151개 농·축협, 4578개 사무소에 달하는 지역 네트워크가 상호금융의 강점이다. 지방은행도 있긴 하지만 상호금융처럼 농촌 지역 곳곳까지 체계적으로 뻗어나가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 농업인 조합원이 각 지역에 강하게 밀착돼 있다는 특성이 있다. 이같이 촘촘한 네트워크가 있어 상호금융의 장점을 살린 상품만 나온다면 전국적으로 유통시키는 데 용이하다는 것은 큰 경쟁력이다.”

▷구체적인 사례가 궁금하다.

“작년에 출시한 은퇴준비세대 대상 예금 상품은 출시 넉 달 만에 판매액 2조원을 돌파했다. 농협의 경제사업 이용 정도에 따라 대출 한도를 우대해주는 상품도 두 달여 만에 1조원의 대출 실적을 냈다. 올해도 조합원에게 포인트 우대를 제공하는 등 참신한 상품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다.”

▷저금리 시대 자금 운용 성과는.

“지역 농·축협에서 조달된 여유자금을 90조원 가까이 예치받아 전문가를 통해 운용하고 있다. 몇 년간 성과는 좋았다. 지난해엔 전년보다 200억원 늘어난 2000억원을 농·축협에 추가 정산해줬다. 최근 5년간 목표 이상의 성과를 거둬 지역 농·축협에 추가 정산한 금액이 7370억원이나 된다. 올해는 저금리 여파가 이어지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국내 채권뿐만 아니라 해외투자나 대체투자에도 눈을 돌릴 예정이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자금운용 역량을 강화하면 결국 지역 농·축협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직원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직원들의 역량은 상호금융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작년에도 39개 사이버 교육과정을 개설해 7만2000여명의 직원을 교육했다. 리스크관리, 고객관리 등 교육과정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올해도 43개 과정을 열어 6만여명을 교육하려고 한다. 특히 소비자 보호 부문에 집중할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관련 민원을 작년보다 50% 이상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획기적인 개선이 있을 것이다.”

▷상호금융의 기반인 농촌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농촌 변화에 따라 지역 농·축협도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더 다양한 사업을 취급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예를 들면 올해부터 지역 농·축협에서도 연간 3만달러 이내의 해외송금을 할 수 있게 됐다. 농촌지역에서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해외송금 업무가 추가된 것이다. 이런 신규 사업 분야를 더 찾아내야 한다.”

▷어떤 신규 사업이 가능할까.

“지금 농촌지역에서도 다양한 투자전략을 통해 자산을 형성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농촌에선 시중은행이 많지 않아 펀드 등 투자가 어려운데 상호금융이 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현재는 제한돼있는 지역 농·축협의 펀드 판매가 허용돼야 한다. 그래야 시중은행이 없는 읍·면 단위 금융소외지역에서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상호금융이 지역종합금융센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창립 50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농촌 고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금융이 도입된 지 반세기 가까이 지났다. 창립 50주년에는 예수금 300조원, 대출금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지역 금융을 통해 지역 실물경제까지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상호금융이 해야 할 역할이 많다. 지역경제가 살아나려면 상호금융의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그런 요구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상호금융이 한국 경제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허식 대표는

허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는 농협 내에서 전략기획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지난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에는 농협은행 전략기획부장과 농협금융지주 재무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모두 조직의 살림을 맡아 마스터플랜을 짜는 일이다. 금융 마케팅 분야에서도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고 있다.

경남 고성 출신으로 경남대에서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2월엔 서울대에서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 과정을 이수했다. 최근엔 정보기술(IT)과 금융을 결합한 핀테크에 관심을 두고 상호금융에 접목할 방법을 고민 중이다.

고은이/조진형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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