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넴초프 전 부총리, 괴한 총격 사망 … 러시아 정국 긴장 고조

입력 2015-03-01 09:20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지도자인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55)가 27일 저녁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권의 대규모 거리시위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러시아 야권은 "정치적 살인"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넴초프가 이날 저녁 11시40분께 우크라이나 출신의 24세 여성과 함께 크렘린궁 인근의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모스트' 다리 위를 걷던 중 지나가던 차량에서 가해진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발표했다.

내무부는 괴한들이 흰색 승용차를 타고 넴초프에게로 접근해 6발 이상의 총격을 가했으며 그 중 4발이 넴초프의 등에 맞았다고 전했다. 1발은 심장을 관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모델로 알려진 동행 여성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사건 수사를 맡은 연방수사위원회는 28일 살해 당시 넴초프와 함께 있었던 우크라이나 여성과 다른 목격자들의 증언을 청취하고, 사건 전후 넴초프의 통화 내용과 그의 이동 경로가 찍힌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 블라디미르 마르킨은 "국내 정치 혼란 조장을 위한 도발, 사업상 이권 분쟁, 개인적 원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소행 등의 가능성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장에 남겨진 총탄을 볼 때 구경 9mm 소련제 마카로프 권총이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 며 "계획적 범행으로 철저히 준비됐으며 장소 선택도 우연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초대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인 1990년대 후반 제1부총리를 지낸 넴초프는 그동안 푸틴 정권의 권위주의와 부패,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등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청부 살인이자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중대 범죄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 경찰청 등의 수장들이 사건을 직접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야권은 즉각 이번 사건을 '정치적 보복'이라고 규정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야권 운동가 드미트리 구트코프는 사건 소식이 알려지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의심할 여지없는 정치 살인"이라면서 "현 정권이 직접 청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정권이 선전해온 (야권에 대한) 증오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잔혹한 살인"이라고 비난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신속하고 공정하며 투명한 수사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는 러시아의 부패에 맞선 넴초프의 용기있는 투쟁을 칭송하면서 그를 헌신적인 민권 수호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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