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광 기자 ] ‘마트나 편의점에서 쓰는 냉장고 문짝에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달아 광고를 하면 어떨까.’
유대희 삼일CDS 사장(사진)이 이런 생각을 한 것은 2012년 미국 통신업체 AT&T를 상대로 디스플레이 제품 영업을 할 때였다. 당시 그는 공공장소에서 큰 화면을 통해 광고나 영상을 보여주는 영상장치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개척 업무를 국내 한 중소기업에서 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사각형으로 된 상자 모양의 4개 겉면을 투명 디스플레이로 꾸며 현란한 영상을 재현하는 제품을 개발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2014년 해당 사업부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유 사장은 ‘내가 해보겠다’며 관련 기술을 넘겨받아 곧바로 창업했다.
이후 유 사장은 투명 디스플레이 냉장고를 개발해냈다. 냉장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문짝에 제품 광고가 나왔다. 음료 회사나 맥주 회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음료 회사나 맥주 회사는 자사 제품을 팔아주는 조건으로 편의점 등에 냉장고를 공짜로 준다.
삼일CDS의 타깃 고객은 이런 글로벌 음료·맥주 회사들이었다. 캐나다 대표 맥주기업 몰슨 쿠어스가 지난해 이 회사의 투명 디스플레이를 단 냉장고 100대를 사갔다. 코카콜라 팹시 레드불 등 음료 기업과 버드와이저 등 맥주 회사들에도 납품을 추진 중이다. 유 사장은 “샘플로 1~2대씩 가져간 물량을 합쳐 지금까지 약 200대를 팔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투명 디스플레이 냉장고는 ‘맞춤형’이다. 고객사가 원하는 크기대로 5.5인치에서 84인치까지 다양한 형태로 문짝을 만들어준다. 패널은 삼성전자나 LG디스플레이 등에서 사온다. 여기에 기존 필름을 뗀 뒤 특수 필름을 붙이고 빛을 내는 백라이트유닛(BLU)과 인쇄회로기판(PCB)을 장착한다. 마지막으로 냉장고 문짝 유리 사이에 이 패널을 넣어주는 과정을 거친다.
유 사장은 “백화점 쇼윈도에서 쓸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미국 코닝과 공동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코닝이 개발한 특수 유리를 끼워 뒷면의 빛에 영향을 받지 않고 선명한 화면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들도 투명 디스플레이 사업에 최근 속속 뛰어들고 있지만 냉장고나 쇼윈도 등 맞춤형 틈새시장에선 중소기업이 더 잘할 수 있다”며 “2년 뒤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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