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외환위기 경고등' 켜졌다

입력 2015-03-22 22:28  

油價 하락 직격탄…단기외채 급증·통화가치 급락

CDS 가산금리 28% 껑충
국가 부도위험 치솟아
피치, 신용등급 강등 경고



[ 김은정 기자 ]
국제 유가 급락과 해외자금 이탈 등의 악재로 말레이시아 금융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시아의 대표적 원유 수출국인 말레이시아는 유가 하락으로 경상수지가 크게 악화됐고 단기 외채가 급증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가 부도 위험은 높아지면서 ‘쌍둥이 적자’(재정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로 외환위기를 맞은 1997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는 136bp(1bp=0.01%포인트)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대비 28%(30bp) 이상 뛰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이다. CDS에 붙는 가산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은 채권 발행 주체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작년 말 말레이시아 정부가 전액 출자한 투자회사 1MDB가 대출 상환에 실패한 이후 치솟기 시작한 CDS 프리미엄은 최근 말레이시아의 단기 외채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단기 외채는 2009년 말 485억달러(약 54조6250억원)에서 작년 말 1032억달러로 5년간 2.4배 급증했다. 미국의 양적 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진 틈을 타 말레이시아 은행들이 대거 단기 외채를 끌어 쓴 영향이 크다.

이에 비해 말레이시아의 외환 보유액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작년 5월 고점 대비 22%가량 줄었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의 외환 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은 2009년 말 50%에서 작년 말 89%까지 치솟았다. 말레이시아의 단기 외채 증가 속도가 다른 아시아 국가를 크게 웃돌자 말레이시아의 재정건전성을 우려한 해외 투자자들이 빠르게 발을 빼고 있다. 작년 5월 730억달러에 달했던 해외 투자금은 지난달 5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하반기 이후 반토막 난 유가도 말레이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원유와 가스 수출은 총수출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유가 급락으로 말레이시아의 경상수지는 3분기 연속 감소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주 말레이시아의 국가 신용등급(현재 A-) 강등까지 경고했다. BNP파리바는 “올 하반기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말레이시아에 들어온 해외 투자금이 더 급격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며 “말레이시아의 금융시장 불안은 아시아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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