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토신 경영권 분쟁 '캐스팅 보트' 쥔 국민연금

입력 2015-03-24 17:25  

삼성운용, 국민연금 약 4% 보유
KKR과 MK전자 지분 엇비슷...6명 이사선임 '박빙'
25일 증선위,KKR측 대주주 자격 줄 지가 '관건'



이 기사는 03월19일(04: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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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신탁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영권을 쥐고 있는 보고-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연합군과 1대 주주인 MK전자측이 30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위임장 모집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화력’면에선 KKR측이 우세하지만 금융 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지 못한 터라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민연금, 삼성자산운용 등 기관투자가들이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도 제기 된다.

◆무르익은 '전운'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양측이 팽팽한 상황이다. 보고-KKR측이 조성한 사모펀드의 운용을 맡은 프런티어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지분이 35.2%라고 공시했다. 아이스텀앤트러스트로부터 31.42%를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KKR의 관계사인 파웰 인베스터즈가 장내에서 매집한 3.78%를 합한 것으로 추정된다.

MK전자측 지분율은 37.56% 다. 사모펀드인 리딩밸류1호유한회사 34.08%와 MK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3.49%를 합한 숫자다. MK전자는 리딩밸류1호유한회사의 주요 출자자로 출자 비율은 50% 가량이다. 지분율로는 MK전자가 소폭 앞서 있긴 하지만 이사회는 KKR에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인 아이스텀이 장악하고 있다.

한토신 1,2대 주주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6명을 선임하는 안을 놓고 격전을 벌이게 된다. 한토신의 등기 임원은 총 9명(사내 4명, 사외 5명)으로 이 중 6명이 3월 말로 임기가 만료된다. 김용기 사장을 비 롯해 임기가 남은 3명은 사내이사 1명이 MK전자에서 파견한 임원이고, 나머지 2명은 아이스텀에서 임명한 이들이다.

따라서 MK전 자로선 최대한 위임장을 많이 받아내 6명의 신규 등기 임원 중 4명을 가져와야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 MK전자측은 18일부 터 위임장 모집을 시작했고, 보고-KKR측은 하루 늦게 신고한 까닭에 19일부터 주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운용 등 기관들 움직임에 '촉각'
1,2대 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는 27.24%로 약 7000만주다. 이 중 개인이 2700만주를 갖고 있고, 외국인이 700만주 가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000만주 중에서 절반 정도가 기관투자가들이라는 얘기다.

보고-KKR과 MK전자는 10만주 이상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터라 1주를 가진 주주 는 6명의 이사에 대해 각각 1표씩을 행사할 수 있다. 1주만 가져와도 6표를 얻는 셈이다. 다득표 순으로 이사를 정한다는 점 을 감안하면 최대한 개인 주주를 끌어모아야 한다.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양측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곳은 기관투자가들 의 움직임이다. 기관 중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 등 삼성 계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물량 은 약 700만주에 달한다. 국민연금도 300만~400만주 가량을 갖고 있다. 삼성 계열과 국민연금 지분만 합쳐도 4%에 달해 이 들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중립을 지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뜻밖의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 권유와 관련해서도 양측 모두 ‘핸디캡’을 안고 있다. 보고-KKR은 정식으로 아이스텀으로부터 지분 인수를 완료하지 못했다는 것이 약점이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 어서다. 이에 따라 의결권 대리행사의 주체는 KKR 등이 아닌 아이스텀으로 돼 있다. 아이스텀측은 “보고펀드와 KKR이 출자한 보 고프론티어펀드에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라면서 “보고펀드가 국내 토종 1호 사모펀드이고, KKR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사모펀 드”라는 점을 권유 사유로 밝혔다. 하지만 주주 입장에선 보고-KKR이 대주주 승인을 받을 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임장을 써 주 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MK전자는 이미 대주주 자격을 승인받긴 했지만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아이스텀도 이 점을 지적했다. “MK전자는 시가총액 1300억 원대의 소규모 기업이고, 리딩밸류1호펀드가 내년 6월로 만기 가 된다”는 점을 들어 MK전자가 한토신의 새주인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게 아이스텀의 주장이다.

◆예상 시나리오
이런 이유로 오는 25일로 예정된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달부터 세 차례에 걸쳐 보고프런티어펀드 의 대주주 승인 심사를 보류했다.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 KKR의 ‘편법’ 인수 논란에 대해 토의하는 형식을 취했다.

25 일 증선위의 선택에 대해서도 섣불리 예측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금융위는 증선위 위원들에게 전권을 위임했다고는 하지만 표 대결이 벌 어질 주총 코앞에서 2대 주주의 대주주 자격을 승인해 주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증선위가 KKR의 출자 지분 을 30% 미만으로 떨어트려 아예 경영 간섭 우려를 배제하도록 요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KKR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증선위는 보 고-KKR의 대주주 승인을 내주는데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25일 이후 전개될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보고 -KKR이 대주주 승인을 얻게 된다면 MK전자의 경영권 장악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6명의 신임 이사를 각각 세 명씩 가져 간다고 하더라도 MK전자는 9명의 등기임원 중 4명 밖에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이럴 경우 리딩밸류1호펀드의 만기가 채 2년도 남 지 않은 터라 MK전자는 보고-KKR와 공동 경영을 하거나 아니면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 이다. 주당 1050원에 산 터라 시장가(3735원, 18일 종가)에 팔아도 상당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거꾸로 보고-KKR이 대주주 승인을 얻는데 실패하게 되면 MK전자가 한토신의 새주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 주요 변수는 아이스텀 의 행보다. 새로운 매각 주체를 찾아 나선다면 MK전자는 새로운 경영권 도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 는 “KKR쪽 회사들이 빠지고 보고펀드가 추가로 자금을 끌어 와 MK전자와 대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토신의 경영 실 적이 개선되면서 보고펀드에 자금을 대겠다는 곳들이 상당수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신한캐피탈, 예금보험 공사, SK증권 등 아이스텀의 주요 출자자들이 원금 회수를 독촉, 아이스텀 펀드를 신속히 해산할 것을 결정하게 되면 한토신 경영권 분쟁은 MK전자의 완승으로 귀결된다. 신한은행 등 기관투자가들 외에 아이스텀의 개인 출자자들은 보고-아이스텀이 제시한 가격(주 당 1850원)으로는 투자 원금의 절반 정도 밖에 못 건진다며 투자 비율대로 한토신 주식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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