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구의 역사 왜곡이든 반지성의 결과일 뿐

입력 2015-04-10 20:32  

엊그제 이완구 국무총리가 일본의 소위 임나일본부설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은 한·일 간 외교갈등이 해괴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일본 속의 백제, 구다라’라는 책을 직접 보여주면서 외교상 유례없는 언사를 동원해 일본의 역사왜곡을 규탄했다. 총리가 이런 문제에까지 나서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겠지만 일본의 독도 도발이나 고대사 왜곡이 어지간히 심각하다는 증좌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교적으로나 대한민국 내부에서나 사실에 기반해야 하는 역사를 놓고 쟁투를 벌이는 것이 다반사여서 걱정되는 바가 없지 않다.

동북아 각국 정부가 근린과의 갈등과 항쟁의 과거사를 누그러뜨리기는커녕 오히려 자극하고 부추기는 것은 내부의 정치 실패를 외부와의 갈등으로 덮으려는 괴이쩍은 동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내부에서조차 과거사 전쟁을 벌이는 듯한 최근의 양상은 위험한 사태 전개다. 최근 일부 기업이 입사시험에 역사과목을 포함하고 있는 것도 왜곡된 역사관이 곳곳에서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자는 이유 때문이다. “대륙에서 말 달리던 시절…” 식으로 고대사를 판타지와 혼동하거나, “정의가 실패하고 불의가 승리한 시대” 따위의 좌익적 혁명사관에 이르기까지 우리 내부에서의 역사왜곡도 심각한 수준이다.

역사 왜곡이 판치는 것이야말로 지적 부정직성이요, 반(反)지성적 자기기만이며, 입만 열면 거짓말을 둘러대는 열등함의 결과일 것이다. 일본 중국 한국 등 동북아 국가들은 물론이요 우리 내부에서도 역사를 들고 오늘의 갈등을 정당화하려는 어리석은 행위를 버릴 수는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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