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25년 품질보증' 비밀 있었네

입력 2015-04-15 21:44  

1000여개 협력사와 평균 10년 이상 거래…원가 경쟁력 키워 품질 자신감

저가 이미지 탈피 의도…실제 AS받는 고객은 소수
추가비용 거의 안들어

국내업체 조건 까다로워…보증기간 등 개선 필요



[ 김희경 기자 ]
주부 A씨는 지난해 말 경기 광명시 이케아 매장에서 초록색 의자를 하나 샀다. 두 달 정도 쓰다 보니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가구와 잘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고 이케아에 전화를 했다. “두 달 쓴 의자를 반품할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이케아 상담원은 “구매일로부터 90일 이내엔 반품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A씨는 깜짝 놀라며 한 가지 질문을 더 해봤다. “품질보증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상담원은 “품목별로 다르지만 평균 10년, 최대 25년”이라고 답했다.

◆25년 비밀…구매력·마케팅 전략

이케아가 국내업체와 비교할 수 없는 장기간의 품질보증 기간을 제시하고,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엌가구와 매트리스는 25년간 품질에 하자가 있으면 무료로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있다. 가전제품은 5년, 소파 책상 등은 10년이다. 반품은 90일 이내에 할 수 있다. 국내업체의 품질보증 기간은 1년 정도다.

이케아가 장기간 품질보증을 해주는 비결은 구매력으로부터 나온다. 이케아 연간매출은 43조원에 달한다. 매년 세계에서 엄청난 양의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질 좋은 제품을 싸게 사 올 수 있다. 협력업체는 이케아에 납품하면 장기간 물량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다른 곳에 납품할 때 이케아 납품 실적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케아는 또 장기계약을 통해 원가를 낮추는 방법을 활용한다. 이케아 관계자는 “51개국 1002개 협력업체와 장기계약을 맺고 부품과 목재 등을 대량 구매해 원가를 대폭 절감한다”고 설명했다. 장기계약을 통해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케아는 현재 저임금 국가에 43개 사무소를 설치하고 있다. 이들은 가장 저렴한 가격에 납품할 수 있는 업체를 물색한다. 협력업체와는 평균 11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는다. 폴란드의 한 업체와는 30년 넘게 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21%), 폴란드(17%), 이탈리아(8%) 순이다. 저임금 국가에서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해 고임금 국가에 판매하는 게 이케아의 전략이다.

25년이라는 보증기간에는 이케아의 마케팅 전략도 숨어 있다. 실제 구매일로부터 25년 동안 제품을 사용하고 AS까지 받는 고객은 거의 없다.

‘이케아, 새빨간 거짓말’이란 책의 저자 정명렬 씨는 “보증기간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이케아의 전략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25년의 걍杏망?기간은 ‘싸구려 제품’을 파는 회사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상징적인 도구라는 얘기다.

◆국내 업체는 보증기간 1년

이케아와 비교해 국내 가구업체의 보증기간은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인 ‘최소 보증기간 1년을’ 채택하기 때문이다. 제조업체에 과실이 있어도 최대 3년까지만 무상 수리 및 교환이 가능하다.

반품 기간에도 큰 차이가 난다. 이케아는 90일이다. 물건에 결함이 없어도 디자인, 색상 등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할 수 있다. 반면 국내기업은 포장을 뜯지 않아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다. 기간도 10~15일 이내가 대부분이다. 일부 소비자가 “국내 가구업체는 이케아를 따라 가격만 낮추지 품질 관련 정책은 따라가지 못한다”고 불평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이케아는 제조만 하고 조립 등은 고객이 하는 반면 국내 기업은 시공까지 한다”며 “시공 단계에서 발생한 하자까지 무상 수리해주는데 이 얘기는 하지 않고 단순히 기간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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