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골드만은 M&A 자문 인력만 3000명…외국IB, 빈소에서도 고객사 최상급 예우

입력 2015-04-21 21:19  

위기의 한국IB (2) 주도권 움켜쥔 해외IB

M&A 자문은 기회 여는 관문…회사채 발행 업무 등으로 연결
"한국IB, 지레 겁먹고 포기…전략 사업으로 보고 육성해야"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21일 오전 5시16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증권업계는 줄곧 ‘IB 후진국’이란 평가를 들어야 했다.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이란 용어가 국내에 생소하던 시절 쏟아지는 기업과 은행 매물은 외국계 증권사의 독차지였다. M&A 자문시장을 독식한 외국계 증권사는 매각가의 4~5%를 수수료로 받으며 거래 한 건당 수백억원씩을 벌어들였다. 2000년대 중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뛰어들면서 비로소 외국계 증권사의 독과점이 깨지기 시작했고 수수료는 1% 수준으로 떨어졌다.

◆“M&A 자문은 플랫폼 사업”

M&A 자문은 기업 경영권을 사고파는 업무다. 기업의 오너와 증권사 최고위급 인력이 직접 얼굴을 맞댄 자리【?주요 업무가 이뤄진다. M&A 자문을 ‘오너 앤드 시니어 비즈니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상대하는 만큼 증권사의 최고급 인력이 투입된다. 인건비는 많이 들지만 거래가 성사가 돼야 수수료를 받는 성공불로 대부분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 국내 M&A시장은 특히 경쟁이 극심한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 해 M&A 자문실적이 ‘0건’인 증권사가 많고, RBS와 맥쿼리 같은 중소형 외국계 증권사들은 짐을 쌀 정도다.

그럼에도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80개 국가에 3000여명의 ‘M&A 뱅커’들을 투입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전체 직원 3만명의 10%에 달하는 인원이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회장은 “M&A 자문은 골드만삭스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M&A 부서를 콘텐츠사업이 아닌 플랫폼사업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펀드 및 주가연계증권(ELS) 등과 같이 투자상품을 개발하고 파는 사업부가 아니라 기업고객으로부터 투자 기회를 만들어 내는 사업부란 의미다. 실제 M&A 자문으로 길을 열어놓으면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고객사의 다른 거래들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M&A 자문도 산업으로 육성해야”

대형 증권사의 고위급 IB 임원들은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들과 10~20년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1세대 IB 뱅커로 꼽히는 윤경희 전 맥쿼리캐피털 회장은 은퇴 직전까지 2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인맥을 최고 자산으로 꼽았다. 임석정 JP모간 대표는 부친상을 당했을 때 주고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보내온 조화를 가장 상석에 배치했을 정도다. 신생 증권사들이 IB사업부를 키우기 어려운 것은 기존의 끈끈한 관계를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IB라는 플랫폼을 걷어내는 건 순식간이지만 다시 기반을 만드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며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사업부를 줄이면 한국 IB산업은 또다시 해외자본에 종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던 간접금융 시대에서 증권사를 통해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직접 돈을 조달하는 직접금융 시대로 기업 금융의 축이 바뀌는 점도 한국 증권업계가 M&A 자문을 포기해선 안되는 이유로 꼽힌다. 정 대표는 “내수시장이 저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자체적인 연구개발(R&D)만으로 기업을 키우는 성장전략은 한계에 부딪혔다”며 "기업 인수를 통해 새 성장동력을 찾는 시대가 온 만큼 M&A 자문업을 하나의 중요 산업으로 보고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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