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의 역습…세계 교역액 4년6개월 만에 최저

입력 2015-04-28 21:26  

투자·소비·교역 연쇄 부진…글로벌경제 악순환 불러
러시아와 교역 많은 유럽, 올 수출 두자릿수 급감
보호무역 역풍 거세져…수입제한 등 5년 새 7배↑



[ 김재후 기자 ] 유가 하락과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세계 교역액이 4년여 만에 최저치로 감소했다.

28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 2월 세계 주요 70여개국의 수출총액(교역액)은 1조182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7% 줄었다. 2010년 8월(1조1180억달러) 후 4년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세계 교역액은 작년 10월 1조4880억달러를 기록한 뒤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세계 교역액 감소의 주요인은 유가 하락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달 배럴당 54.7달러(두바이유 기준)로 1년 전(104.4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원유 자체의 교역액이 줄고, 원유를 기반으로 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액도 감소했다. 여기에 러시아 등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기 침체로 해당 국가로의 수출도 함께 줄어드는 악순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주요 교역국인 유럽 국가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독일의 1월과 2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각각 15.0%와 13.5% 줄었다. 네덜란드도 같은 기간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8%와 16.6% 감소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수출도 올 들어 10% 이상 쪼그라들었고, 영국의 수출은 20%가량 급감했다. 미국과 한국의 수출액이 2월에 각각 4.3%와 3.3%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폭이 확연히 크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며 중국으로 옮겨갔던 공장들이 다시 선진국으로 복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 현상’도 글로벌 교역액을 줄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미국이 대표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한 결과 2009년부터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글로벌 기업의 공장은 29개에 달했다. 애플과 월풀, 포드 제너럴일렉트릭(GE) 일렉트로룩스 등이 줄줄이 본국으로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세계 교역액 감소세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출이 안 되는 국가를 중심으로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무역조치를 감시하는 민간단체인 글로벌트레이드앨럿(GTA)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수입 제한 등의 보호무역 조치가 2009년 633건에서 작년엔 5847건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무역 상대국에 명백한 피해를 주거나 피해를 줄 개연성이 높은 보호무역 조치는 모두 4521건으로 2009년 대비 7배가량 증가했다.

권평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체결되면서 세계 각국이 관세를 높이진 못하고 있지만, 관세가 아닌 비관세 장벽을 만들어 사실상 수입을 막는 근린궁핍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다. 세?수출시장이 ‘유가 하락→경기 침체→교역 감소→보호무역 강화→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에 접어들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계 교역 감소세가 장기화하면 결국 글로벌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며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공급 과잉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잉 징후는 벌써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내 가공 내구재의 전체 재고 규모는 4130억달러로 미국이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래 가장 많았다. 전 세계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가장 빠르게 늘던 중국에서도 팔리지 않고 재고로 처리된 자동차 대수가 지난 2월 2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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