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기 힘든 암 치료…수술 생존율 '독보적'…환자 유전자 분석해 맞춤형 암 치료 시대 연다

입력 2015-04-30 07:10  

세계 최고수준 암 센터 (1)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 이준혁 기자 ]
암은 종전까지 ‘걸리면 죽는 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치료를 받으면 완치되는 병’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위암·갑상샘암·자궁경부암·유방암·전립선암의 완치율은 63.1%(위암)~99.3%(갑상샘암)에 이른다. 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100% 가깝게 올라간다.

오늘날 세계 최선두권을 달리는 한국의 암 치료 수준은 어떻게 일궈낸 것일까.

그 바탕에는 국내 주요 병원의 암센터 시스템이 있다. 유창식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은 “암센터의 경우 각 분야의 암 전문가들이 모여 진료에서 연구까지 오직 암 치료만을 위해 협력하기 때문에 암 의학 발전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국내 고난도 암 수술 1위

그럼 국내에서 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은 어디일까. 서울아산병원의 암 수술 실적은 독보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연간 암 수술 실적’에 따르면 국내 암 수술 중 약 10%가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에서 이뤄졌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10대 암 중에서 간암유방암대장암위암췌장암자궁경부암 등의 수술 건수가 압도적인 1위다. 그만큼 가장 많은 환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이라는 뜻이다.

환자들에게 ‘가장 수술을 잘하는 병원’으로 인식돼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고난도 수술’에 강하다. 중증도가 높아 다른 병원이 수술하기를 꺼려하는 환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려낸다. 암 환자들의 마지막 보루, 이른바 ‘4차 병원’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더 많은 환자들이 서울아산병원을 찾고 있다.


직장암 환자 생존율 미국보다 높아

대장암센터는 국내 최초로 대장암 수술 2만4000례를 달성했다. 또 대장암 수술 중 고난도로 꼽히는 직장암 수술의 생존율에 있어서도 미국보다 높은 생존율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조기직장암의 5년 생존율이 88.2%, 진행 암에서는 69.5% 정도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에서 수술 받은 직장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1기(조기직장암)에서 94.1%, 진행 암인 2기와 3기에서는 각각 87.8%, 75.4%로 월등히 치료 성적이 앞선다.

유방암센터도 국내에서 유방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이다. 2010년 이후 연평균 2000여건의 수술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유방암 수술 2만3000건을 달성했다. 5년 생존율 역시 92.3%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의료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이다.

김병식 위장관외과 교수팀은 복강경 위암 수술을 세계 최다인 5000건 이상 실시했다. ‘체내문합술’ 등 최고난도 복강경 위암 수술법을 시행하면서도 개복 수술과 비슷한 95% 이상의 높은 완치율을 기록해 의료계를 놀라게 했다. 부인암 분야에서는 남주현 산부인과 교수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궁경부암 복강경 수술 1000건을 달성, 기존 개복수술 생존율과 대등한 95.2%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개복 수술 위주로 진행되던 자궁경부암 수술을 복강경 중심으로 전환해 부인암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단에서 수술까지 3주 내 끝내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712병상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수술 실적은 2012년 1만7267건, 2013년 1만7467건, 2014년 1만8508건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한 ‘2014~2015 최우수 병원 순위’ 통계에 따르면 암 치료 분야 1위 병원으로 선정된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MSKCC)가 469병상 규모에 수술 건수 1만1370건이었다.

그 다음이 MD앤더슨 암센터로 631병상 규모에 수술 건수 8656건을 기록했다. 수술 건수뿐만 아니라 병상 수 대비 수술 건수도 서울아산병원이 가장 많다는 방증이다. 자연히 해외에서 서울아산병원을 찾아오는 중증환자들이 많아졌다. 유창식 암병원장은 “암환자의 경우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진단부터 수술까지 3주 내에 치료가 이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진료로 더 정확한 진료법 추구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2006년 국내 최초로 암 통襤扁溯첵뵀邦?구축했다. 암환자 한 명이 진료실에 들어섰을 때 암의 진단·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 등을 담당하는 전문의가 동시에 한자리에서 맞춤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통합진료센터는 암 환자가 첫 외래진료를 받은 후 정밀검사를 거쳐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기까지 빠르면 2~3주면 가능하다.

센터는 올해 도입 10년째를 맞아 치료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전이·복합·재발성 암에 특화된 맞춤형 통합진료팀을 신설했다. 이달부터 대장암 간 전이팀·대장암 폐 전이팀·골반종양팀·난치성 재발성 부인암팀의 진료를 시작으로 다른 진료 분야에도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유전자 정보 통해 환자 맞춤형 암 치료

서울아산병원은 2012년 국내 최초로 유전체 맞춤 암치료센터를 열었다. 암환자의 개별 유전체를 분석해 암이 발생한 근본 원인을 밝혀내고, 원인에 적합한 치료방법을 제공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하버드 의대와 공동으로 유전체 분석법인 ‘한국형 온코맵(OncoMap)’과 ‘한국형 온코패널’ 기술을 개발했다. 고가의 표적항암제를 사용하고도 환자 치료에 실패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6월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프랑스 구스타프 루시 암연구소와 손잡고 맞춤형 암치료 연구네트워크인 WIN컨소시엄을 구성해 현재 전 세계 ‘맞춤형 암치료’ 정책 결정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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