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커리어 그랜드슬램 감 잡았어요"

입력 2015-05-04 20:39  

퍼터·퍼팅방식 모두 바꿔 노스텍사스슛아웃 제패
LPGA 통산 14승…코리안시스터스 다시 연승 가도



[ 이관우 기자 ]
“퍼팅이 돌아와 정말 기뻐요.”

‘골프 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 4일 미국 LPGA투어 노스텍사스슛아웃을 제패한 그의 표정은 밝았다. “다음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이라고 밝힌 그의 목소리엔 자신감까지 묻어났다. 숱한 우승 소감에서 나직하게 말하던 이전의 그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뭔가 해법을 찾았다는 얘기다.

박인비는 지난 3월 HSBC위민스챔피언스 우승 이후 퍼팅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고생을 해왔다. 지난주 열린 스윙잉스커츠클래식(리디아 고 우승)에선 공동 18위라는 올 시즌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기도 했다. 퍼팅의 달인이 찾아낸 해법은 무엇일까.

○“바꿨더니 통했어요”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 평소와 다른 퍼터를 들고 나왔다. 헤드 뒤쪽에 골프볼 두 개가 나란히 달린 듯한 투볼퍼터(캘러웨이 오디세이)다. 아마추어, 특히 여성 골퍼가 애용하는 이 퍼터는 양용은(43)이 2009년 타이거 우즈(40·미국)를 꺾고 우승한 PGA챔피언십 때 써 유행한 제품이다. 김흥식 캘러웨이 이사는 “2000년대 초 개발한 퍼터인데 직진성이 좋아 아직도 찾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가운데 직선을 그려서 쓰면 쇼트 퍼트 때 홀과 직선 정렬을 하기 쉽다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반면 장거리 퍼팅이나 S자 라인처럼 구불구불한 퍼팅에는 블레이드(L자형) 퍼터에 비해 다소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비는 장·단거리 퍼팅 모두 강한 선수다. 하지만 올 들어선 단거리 퍼팅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김세영(22·미래에셋)에게 통한의 이글샷 패배를 당한 지난달 롯데챔피언십 때도 2m 안팎의 단거리 퍼팅이 몇 차례 빗나가면서 역전의 빌미를 줬다. 퍼팅 때 퍼터 페이스가 조금씩 열리는 게 문제로 꼽혔다.

임경빈 더베이직골프아카데미 원장은 “쇼트 퍼트 다운스트로크 때 헤드의 힐을 밀어넣는 게 눈에 띄었고, 그때마다 홀 오른쪽으로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대회에선 임팩트 때 페이스를 약간씩 닫아치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쇼트 퍼트의 직진성은 투볼퍼터로 보완하고, 헤드가 열리는 문제는 닫아치기로 교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박인비는 그러나 “퍼팅 교정 비결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3라운드를 빼고는 모두 20회대(1라운드 27, 2라운드 26, 4라운드 28)의 퍼팅 횟수를 기록했다. 4라운드 합계 100회 미만을 기록했던 2013년 전성기 때보다는 못하지만 상당히 회복된 수준이다.

○퍼터마다 다른 미세한 차이점 활용

박인비의 퍼터 교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슬럼프가 올 때마다 퍼터를 교체하곤 했다. 처음 ‘무기’를 교션?것이 지난해 8월. LPGA에서 5년 동안 써오던 ‘캘러웨이 화이트 아이스 세이버투스’를 당시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쓰던 퍼터(테일러메이드 고스트투어 데이토나 12)로 갈아탔다. 이번 대회에서 캐리 웹(호주),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이 사용한 퍼터와 비슷한 종류다. 그는 당시 마이어LPGA클래식 준우승,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LPGA챔피언십 우승을 기록하며 효험을 톡톡히 누렸다.

그는 이후에도 ‘변덕이 심하다’는 말을 들을 만큼 퍼터를 자주 바꿨다. 일자형으로 바꾸나 싶더니 다시 처음의 세이버투스로 돌아갔다가 이번에 투볼퍼터로 또 한 번 변화를 꾀했다. “1년도 안 돼 서너 번씩 퍼터를 바꾸는 건 드문 케이스”(송경서 프로)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퍼터 교체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손끝에서 감지되는 거리와 방향감각, 이를 몸에 익히는 연습량이 퍼팅 실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여서다. 임경빈 프로는 “박인비는 퍼팅 스트로크의 일관성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퍼터마다 다른 미세한 부분까지 활용할 수 있을 만큼 기본기가 표준화돼 있다는 얘기”라고 평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대회 참가자 평균 누적수익률 40%육박! '10억으로 4억 벌었다'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