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선취업 후진학 제도' 찬반토론

입력 2015-05-08 17:04  

생글기자 4명이 색다른 주제를 놓고 찬반 토론을 벌였다. ‘고교 졸업 후 취업을 할 것인가,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다. 반면 마이스터 고교 출신은 졸업 전에 거의가 취업한다.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다는 측과 필요없다는 측이 맞부딪쳤다.

찬성 / “취업 먼저 한 뒤 대학 가도 안 늦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아버지는 일가지만 자식은 백수다’라는 표현이 있다. 아버지는 출근길에 오르지만 자식은 출근하지 못하는 백수라는 의미를 가진 이 표현은 점점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 문제를 풍자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청년 실업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최근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2009년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도입했다. 높아만 가는 청년 실업률을 낮추고 능력중심 사회를 구현한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정부에서는 고교 졸업 이후 곧바로 산업체에 취직하고 근무 중에 회사와 대학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대학 교육을 병행해 대학 졸업까지 마치는 것을 로드맵으로 잡고 있다.

이 같은 선취업 후진학 제도는 특성화고에서만 활용한 것이다. 하지만 마이스터고 등장으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이스터고는 올해 4월 기준 23개 지정분야(기계·전자, 바이오, 모바일 등)에서 총 44개 학교로 구성돼 있다. 각 학교에 맞춘 지정분야에서 산업계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교육에서 해외 직업전문학교 연수,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사업 등과 연계해 학생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취업 후 계약학과, 사내대학, 사이버대학 등을 활용해 근로 경험과 연계한 대학 교육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렇게 고교에서 적극적으로 선취업 후진학 제도에 동참하면서 재직자특별전형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선취업 후진학의 최고 장점으로는 본인에게 맞는 전공 선택이 꼽힌다. 근무자들은 산업체에서 직접 근무하면서 현장에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 그것을 바탕으로 전공을 선택한다. 실제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론을 대학교육을 통해 교육받을 수 있는 것이다.

2013년 동아마이스터고교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방송통신대 프라임칼리지 첨단공학부 메카트로닉스 학과에 재학 중인 김진필 씨(21)를 인터뷰했다. 재직자 특별전형의 장점을 묻자 “재직자들에게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대학에서도 업무를 충분히 고려해 학습의 편리성을 제공한다.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대학 교육을 이수하는 것이 문제 없다는 것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업무에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질문에?“특정 과에 입학한다고 해서 곧장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회사생활에서 쓰이는 이론에 대한 기초학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교육이 4년 동안 이어진다면 이론에 경험까지 더한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재직자 특별전형을 활용하는 학생들에겐 “대학별로 전형의 세부사항과 요구사항이 전부 다르다. 그렇기에 가고 싶은 학과와 대학을 찾는 동시에 전형을 분석해 자신이 지원할 분야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고교를 졸업한 이후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은 80%를 넘어서고 있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무작정 수능점수에 맞춰 대학, 전공을 선택해 대학생활에 임하게 된다. 이후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위해 각종 공모전과 대회에 참가해 스펙을 쌓기 바쁘다. 하지만 이런 취업의 길도 쉽지 않아 대학교 졸업을 유예하고 계속 학교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대학 5학년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또한 모두가 원하는 공기업, 대기업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취업문이 점점 좁아져만 가고 있다. 산업계에선 대학졸업자의 기능이 산업계가 요구하는 기능과 달라 ‘미스 매칭’이 심하다는 불평도 내놓는다. 이런 흐름을 과감히 탈출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진학을 통해 우수기업체에 우선 취직해 산업체 경력을 쌓고, 후진학을 통해 대학 교육을 병행한다면 취업과 대학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 / “그래도 대학가야 직업 선택폭 넓어진다”

현재 대한민국은 학벌 중심 사회이다. 즉, 대부분의 경우 대학을 졸업해야 더 좋은 직업, 좀 더 좋은 환경, 더 유망한 직종에 취직할 수 있다. 이는 사람의 가능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의 지금까지 삶을 보고 어림잡아 평가하는 방법이다. 만약 대학을 다니지 않고 취직할 경우에도 분명 주변 사람의 의식이 따가울 수도 있고, 승진의 기회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 그리고 고졸의 상황에서 취직했는데, 이직하게 될 경우 고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새로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한다면 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보다 더 넓은 직업 선택의 길이 열릴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에 진학하면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대학을 다니면서 자신의 진로와 비슷한 아르바이트 또는 회사의 인턴 생활을 하면서 미리 그 직업을 경험해볼 수 있다. 그리고 중·고교의 동아리 활동보다 더 많은 활동을 대학에서 할 수 있다. 많은 공모전이나 캠프를 다니면서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위 모든 것이 회사에 취직할 때 이력서에 들어갈 스펙이며, 고교 졸업 이후 취직하는 것보다 더 높은 위치의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초·중·고교와 달리 한 분야에 대해 상세한 교육을 받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보통 중·고교에서는 원하는 진로와 관련된 수업을 듣기는 극히 드물다. 직장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회·문화 현상의 차이점’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가? 아니다. 이 지식을 몰라도 업무 처리가 가능한 직업이 대부분이다. 또한 ‘한국 역사에서 유명한 위인들의 업적’이 업무처리할 때 필요한가? 이 또한 역사 관련 일을 하지 않는 이상 거의 쓰이지 않는다. 수학을 못해도 컴퓨터가 계산을 도와줄 것이며, 국어 같은 경우 일반적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라면 회의 시간에 원만한 의사소통 또한 가능할 것이다.

이렇듯 고등학교에서는 너무 포괄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물론 대학에서 모든 수업이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고등학교 수업보단 필요한 지식을 많이 얻어갈 것이다. 만약 자신이 취직을 하고 난 뒤 대학의 필요성을 느껴 정시준비를 한다고 하면 그땐 이미 늦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란 말이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에 다닌다는 것은 말이 쉽지, 이는 매우 힘든 과정이다. 매년 입시 제도가 바뀌는 이 시기에 뒤늦게 입시를 선택하는 것은 어두운 숲길을 전등 없이 걸어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20대 남성에겐 국방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이 시점에 직장이 있는 상태라면 휴직을 하고 군대에 다녀와야 하는데, 회사 입장에서 별로 반갑지 않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국방의 의무를 끝마치고 돌아왔다 해도 또다시 사회에 대한 적응기는 필요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학업 중심 사회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람들은 대학졸업장으로 취직이 되지 않으니까 더 많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풍성한 입사지원서를 쓰기 위해 더 많은 활동뿐 아니라 해외 연수도 다녀올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길 열망할 것이다.

이는 작년 12월 종영한 ‘미생’(tvN 방송)에서 잘 표현했다. 여기의 주인공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학업의 한계 때문에 동기들은 정규직으로 입사한 회사를 계약직으로 입사해 결국 회사에서 나오게 됐다. 주인공이 회사에 피해를 끼친 것은 없다. 단지 회사에서 주인공을 정규직 심사에서 떨어뜨린 이유는 ‘학업의 한계’다. 갈수록 높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산업이 늘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사회는 학업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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