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러, 막판 '신들린 샷'…연장전 대역전 우승

입력 2015-05-11 21:33  

플레이어스챔피언십 키스너 등 꺾고 정상

후반 6개홀?5언더파…'어머니 날' 180만弗 선물
과대평가 논란 잠재우고 스폰서 푸마에도 報恩



[ 이관우 기자 ]
리키 파울러(27·미국)의 어머니 린과 여동생 테일러는 10일 오후(현지시간) 고향인 캘리포니아로 가는 저녁 비행기를 타기 위해 플로리다 잭슨빌공항으로 향했다. 파울러의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파울러는 12번홀까지 1오버파를 치고 있었다. 어머니 린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건 공항에 막 도착했을 무렵. “파울러가 17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선두에 올라섰다”는 소식이었다. 린은 그길로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로 차를 몰았다. 비행기표를 날리면서까지 ‘회군’한 보람은 컸다. 린은 이날 파울러에게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후반 홀 괴력 … “그분이 오셨다”

파울러는 미국 ‘어머니의 날’인 이날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를 쳐 우승컵을 안았다. 동타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케빈 키스너(미국)와 네 번째 연장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거머쥔 생애 두 번째 PGA투어 우승이었다. 본선에 진출한 75명이 눈독 들이던 상금 180만달러(약 19억6000만원)도 그의 몫이 됐다. 공동 2위로 밀려난 키스너와 가르시아가 2위 상금(88만달러)을 나눠 갖는 만큼 마지막 버디 퍼팅 하나가 15억원짜리인 셈이다.

파울러는 “어머니가 기뻐하셔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트레이드 마크인 주황색 골프복 대신 분홍색 줄무늬가 들어간 청색 셔츠를 입었다.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일본계 미국인인 외할아버지 다나카 유다카와 어머니에게 세 살 때부터 골프를 배운 그는 ‘유다카’란 일본식 미들네임을 쓴다.

선두에 3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한 파울러는 이날 후반전 13번홀에서 18번홀까지 6개홀에서 5타를 줄이는 ‘신기’를 선보이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놨다. 대회 3라운드까지 그를 괴롭혔던 퍼팅이 이상하리만치 잘 먹혔다. 그의 퍼팅 실력 순위는 대회 3라운드까지 43위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4라운드에서만 퍼트가 타수를 줄이는 데 기여한 점수가 3.994로, 전체 선수 중 1위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속어대로 ‘그분이 오신 날’이라는 얘기다.

파울러는 그린에 티를 꽂아놓고 그 사이로 퍼터 헤드를 왔다갔다하는 직선 퍼팅 연습을 집중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활영 프로는 “퍼터 헤드가 두 개의 티를 건드리지 않게 지나가는 연습을 하면 퍼터 헤드의 스위트스폿에 공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거리감과 방향 감각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운도 따랐다. 그를 연장으로 이끈 18번홀 버디 퍼팅에 앞서 같은 조에서 경기한 데릭 패스아워(미국)가 퍼팅 라인을 보여준 게 컸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패스아워에게 상금의 일부를 줘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거품 아닌 거 맞죠?”

파울러는 지난 1월 푸마와 다시 전속계약을 맺었다. 1승 이후 3년째 우승 소식을 전해주지 못했던 그는 자신을 믿어준 스폰서에 “영광이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푸마는 파울러가 프로로 전향한 2009년 일찌감치 그에게 베팅했다. 오클라호마대 출신인 파울러는 학교 대표색인 주황색을 선호했고 푸마는 이에 맞춰 주황색 마케팅을 펼쳤다. 결과는 대성공. 2012년 웰스파고챔피언십 우승 이후 푸마는 약 52%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문제는 지난주 PGA 동료들의 투표 결과가 공개되면서부터 터졌다. 파울러와 이언 폴터(영국)를 “가장 과대평가된 선수”로 동료들이 뽑은 것이다. 공교롭게도 둘은 모두 푸마를 스폰서로 두고 있다. 24%의 동률로 ‘거품’ 1위 불명예를 안은 둘은 트위터에 “결선 투표를 하자”며 웃어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파울러와 폴터, 푸마 모두에 상처는 컸다. 이번 우승으로 거품 논란은 쏙 들어가게 됐다.

케빈 나는 9언더파로 공동 6위에 올라 한국계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성적은 이 대회 출전 후 최악인 공동 69위(3오버파). 그보다 더 못 친 사람은 단 4명에 불과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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