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전직원 일기 공유·아침 체조…자신감 키웠죠"

입력 2015-05-13 21:33   수정 2015-05-14 05:11

나만의 길 - 국내 최대 인쇄출판기업 타라그룹'괴짜 CEO'강경중 회장

형·동생과 대교그룹 창업했다가
나만의 사업 원해 인쇄회사 차려
한때 시니어 골퍼 꿈꿔 美 유학도



[ 이미아 기자 ] 국내 최대 인쇄출판기업 타라그룹의 강경중 회장(사진)은 ‘괴짜 최고경영자(CEO)’다. ‘없는 고생 사서 하는 CEO’로 유명한 강 회장은 매일 오전 7시면 모든 임직원과 함께 아침 체조를 한다. 하체 근육운동 스쿼트를 100~150개씩 할 정도로 체조의 강도가 센 편이다. 또 7년째 400여명의 직원과 날마다 일기장을 공유한다. 2007년엔 매출 1000억원 달성을 기념해 1746㎞ 국토대장정을 했다. 직원들은 3~4명이 한 조를 꾸려 1박2일씩 걷고, 강 회장은 홀로 계속 걸었다.

서울 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에 있는 타라그룹 본사 사무실에서 최근 강 회장을 만났다. 그는 “인쇄업은 여전히 사양산업으로 취급받기 때문에 직원들 마음 한편에 늘 일종의 좌절감이 있다”며 “사기를 진작시켜 ‘타라를 거치면 내 가치가 올라간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 회장이 ‘괴짜’가 된 데는 스스로의 인생 역정이 크게 한몫했다. 그는 1976년 형(강영중 대교 회장), 동생(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과 함께 대교를 공동 창업했다. 대교는 국내 대표 교육기업으로 승승장구했지만 강 회장 자신은 어딘가 허전했다. 그는 “형제간 사이도 좋고, 대교가 싫어서도 아니었다”며 “그저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을 뿐”이었다고 회상했다.

1988년 대교를 그만둔 뒤 이듬해 ‘바른인쇄’란 이름의 작은 인쇄회사를 차렸다. 인쇄기 1대에 직원 5명으로 출발했다. 처음엔 인쇄업이 맞지 않다고 생각해 방황을 거듭했다.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인 1997년 초 시니어 골프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른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닥치자 결국 돌아왔다. “비행기 안에서 다짐했습니다. 결국 인쇄업이 운명인 것 같으니 이왕 할 거 제대로 하자고요.”

이후 일본 인쇄기계 주문제작회사 미야코시에서 최신 인쇄기계를 제작해 들여오면서 본격적인 인쇄업자의 길로 들어섰다. ‘품질 수준이 다르면서도 뒷돈 안 챙기는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며 수주가 몰려들었다.

덩치가 점점 커졌다. 회사 이름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의 고향 타라의 이름을 따서 바꿨다. 스칼렛이 늘 고향을 마음에 품듯 초심을 잃지 말자는 뜻이었다. 이제 타라그룹은 4개 계열사를 거느린 매출 223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 됐다.

강 회장은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거기에 걸맞은 새로운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선 직원들과 제대로 소통하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그렇게 나?아이디어가 일기 쓰기다. 단 한 줄의 하루 감상이어도 좋고, 업무 계획이든 사적인 고민이든 어떤 내용이라도 상관없다. 아침 체조는 매일 12시간 넘는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것이다.

레드오션이자 사양산업으로 꼽히는 인쇄업계에서 줄곧 선두를 지켜온 비결에 대해 강 회장은 “남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유쾌한 원칙주의자로 살고 싶다”며 “회사 투명성 확보와 도덕 경영은 결국 미래의 위험 비용을 아끼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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