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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치매보다 무서운 편견

입력 2015-05-24 21:46  

보수와 진보가 공존해야 건강한 사회
서로 인정하고 지킬 것은 지켜가야

문희상 <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moonhs@assembly.go.kr >



내가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치매, 또 하나는 편견이다. 그만큼 나는 치매와 편견에 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인생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텔레비전에서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방영한 적이 있다. 그 영화를 보면서 배우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에 너무도 재미있게 본 영화였는데도 말이다. 잘 외웠던 전화번호도 깜빡깜빡하는 날이 잦아지기도 해서 의사를 찾아갔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치매에 걸린 사실 자체를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일단 안심했다.

나는 치매보다 편견이 더 무섭다. 어느 날 갑자기 편견이 마음속에 들어와 나를 사로잡고, 내 판단력을 흐리게 하지 않을까 늘 조심한다. 빨간 렌즈 안경을 쓴 사람이 그 안경을 쓴 것을 모르고, 세상은 다 빨갛다고 하는 것이 편견이다. 편견이 정치 영역에 들어오면 내 가족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여야가 진영논리 이분법에 빠지고, 언론이 한 가지 논리만을 계속 반복해서 보도한다면 밤낮을 토론해도 그 말이 그 말이고, 거기서 뱅글뱅글 돌고 결론이 나지 않는다. 실제 세상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세상을 지키자는 보수와 바꾸자는 진보는 어느 한쪽의 말이 맞는다고 볼 수 없다. 한쪽을 맹신하고 그것만을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상대방의 주장은 허무맹랑한 것으로 들릴 수 있다. 집 한 채가 있다고 치자. 가능한 한 바꾸지 않고 지키려는 것이 보수라면 집이 너무 낡았으니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진보다. 분명한 건 시대변화에 따라 집을 간단히 수리할 때가 있다면, 리모델링을 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 흐름을 거슬러 무조건 지키자든가, 새로 고치자 하면 시대착오적인 것이 되고 만다. 그 결과 힘들어지는 것은 국민뿐이다.

보수와 진보가 공존해야 건강한 사회다. 서로를 인정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지킬 것은 지켜가야 한다. 대한민국이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를 달고 하늘 높이 날아야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편견의 늪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다. 오늘도 나는 치매보다 편견 걱정에 더 노심초사한다.

문희상 <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moonhs@assembly.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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