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국 아르헨에 베팅하는 헤지펀드

입력 2015-05-29 21:37  

10월 대선 후 경기부양 전망…IPO 앞둔 기업에 공격적 투자

올 들어 물가 안정·경제지표 회복 조짐



[ 김은정 기자 ]
작년 미국 헤지펀드와의 분쟁 끝에 기술적 디폴트(특정기간 채무 불이행)를 선언한 아르헨티나로 헤지펀드들이 몰려가고 있다. 치솟던 물가가 진정세를 보이고 후퇴하던 경제도 살아나고 있어서다. 오는 10월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로 시장 친화적인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투자 열기에 올 들어 증시 27% 상승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헤지펀드 포인트스테이트캐피털은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서 아르헨티나 투자 전문가를 영입했다. 포인트스테이트는 올 하반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의 아르헨티나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다른 헤지펀드 비엔빌캐피털은 아르헨티나 투자펀드에 2억5000만달러를 확충했다. 비엔빌캐피털은 아르헨티나 투자로 올 들어 이날까지 25%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헤지펀드들은 작년 말부터 아르헨티나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주식, 채권, 부동산 시장에 새로 뛰어들거나 기존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식이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아르헨티나 증시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 들어 아르헨티나 통화인 페소화 기준으로 27%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도 20% 올랐다. 헤지펀드들은 기업공개(IPO)를 앞둔 아르헨티나 기업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작년 디폴트 선언 여파로 자취를 감췄던 아르헨티나 국채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달 달러화 표시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아르헨티나 국채 수익률은 15.3%에 이른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달 들어 아르헨티나 부동산 시장에도 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현지 부동산 투자 전문 기업에 수십 곳의 헤지펀드가 방문해 투자 문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체질 개선 이뤄져야” 신중론도

아르헨티나는 작년 7월 13년 만에 다시 디폴트를 선언했다. 미국 헤지펀드와 채무 관계 해결을 위해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아르헨티나 정부와 해당 헤지펀드 간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헤지펀드 투자 확대 등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아르헨티나 경제 지표도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제활동지수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디폴트 선언 후 해외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급격하게 줄었던 외환보유액도 늘어났다.

오는 10월 치러지는 대선에 대한 기대도 헤지펀드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집권당의 다니엘 시올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와 중도 우파 야당인 공화주의제안당 소속 마우리시오 마크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이 격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인 선호도에서는 시올리 주지사가 앞서지만 정권 교체를 바라는 민심으로 인해 중도 우파 야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 블룸버그통신은 “새로운 정권이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아르헨티나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는 계산도 투자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단기적으로 해외 투자금 유입이 늘 수 있지만 과잉 복지와 강한 정부의 규제 해소 등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중장기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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