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옷·이온음료·실내온도…불볕더위 '의·식·주' 챙기세요

입력 2015-05-30 03:05  

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폭염 대비 건강관리법


[ 이준혁 기자 ]
지난 26일 대구와 경북, 경남, 전남, 강원 일부 지역에 올해 첫 폭염(暴炎)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일 때 발령된다. 한반도에서 5월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지역 외에도 전국 각지가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한여름 날씨에 후끈 달아올랐다.

폭염 때문에 ‘열사병’과 ‘식중독’ 환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성인보다 몸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는 열사병과 식중독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른 무더위에 대비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알아봤다.

여름과 다른 건조한 불볕더위

이른 더위에 전국 대부분 지역이 일찌감치 끓어오르고 있다. 26일 대구의 낮 기온은 34도까지 오르며 대구에서 기상 관측을 쳄?1907년)한 이래 108년 만에 가장 일찍 폭염이 시작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더위는 전형적인 여름철 무더위와 다르다.

김광열 서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끈적하고 습한 더위를 뜻하는 여름 무더위와 달리 건조한 상태에서 강한 햇볕이 지면을 달구는 불볕더위에 가깝다”고 말했다. 중국 북서쪽에서 만들어진 열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넘어오고 있는데, 이 공기가 지면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열을 품어 더욱 건조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지구온난화로 예년 같으면 6월 중순에나 찾아올 폭염이 올해는 5월부터 시작됐다”며 “이번 주말 한 차례 비 소식이 있은 뒤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31도 넘어가면 사망률 급증

올여름 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일사병 등 온열 질환자가 총 984명 발생했고, 이 중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온열 질환자 가운데 38.6%(380명)는 60세 이상이었다. 올해는 특히 땡볕 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어서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건당국은 전했다.

한국에선 낮 기온이 약 30도를 넘으면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한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서울의 ‘임계온도(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기온 값)’는 31도로 조사됐다. 기온이 31도를 넘으면 서울 등 중부지방에선 사망자 수가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얘기다. 더위에 익숙한 부산 대구 등 남부지방 사람들의 임계온도 수치는 이보다 조금 더 높다.

35도가 넘는 더위에서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꼽히는 1994년 7월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3.9도 오르면서 고령층 사망률이 22.2% 급증했다.

폭염 피해 줄이려면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을 앞두고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보건당국은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건강수칙을 일찌감치 발표했다.

우선 식사를 할 땐 과식을 피하고, 가볍게 먹는 게 좋다. 운동할 땐 매시간 2~4잔의 시원한 물을 마셔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땐 스포츠음료 등을 마셔 몸속에서 빠져나간 미네랄 등을 보충해주는 게 좋다.

옷을 입을 때도 ‘더위를 피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가능한 한 밝은색의 옷을 골라 너무 조이지 않도록 입는 게 현명하다. 한낮 햇살이 강하게 내리쬘 땐 야외활동을 되도록 피하는 게 상책이다. 외출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준비하는 게 좋다. 실내에선 냉방 온도를 적정 수준(26~28도)으로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지켜보는 것이다. 만약 더위로 인해 두근거림이나 호흡 곤란,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느껴지면 곧장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차 안의 온도는 짧은 시간에 크게 올라가기 때문에 노약자 등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성은주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일사병 환자는 일단 차가운 물 등으로 체온을 빨리 내린 뒤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며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증상을 파악하고 거기에 알맞은 대처 방법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자, 비행기 탑승 주의

기온이 갑자기 오르면 비행기 기내 건강 사고도 늘어난다. 실제로 여름철 비행기 내에서 사망하는 원인 질환 1위는 뇌심혈관 질환이다.

뇌졸중이나 심장병 병력이 있는 사람이 비행기를 탑승하려면 적어도 90m 이상 걷거나 계단을 12개 정도 오르는 데 아무 문제가 없어야 한다. 무더운 날씨에 비행기를 타면 보통 사람보다 혈전(피떡·피가 굳는 증상)이 잘 생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한 시간에 한 번은 복도를 걷거나 앉은 채로 발목을 굽혔다 펴는 운동을 하면 혈전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평소 인슐린을 투여하는 당뇨병 환자가 6시간 이상 비행기를 탑승할 땐 활동량과 식사량을 고려해 투약 시간과 양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여행지 시차와 상관없이 무조건 하루에 한 번 아침식사 전에 약을 먹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당뇨병 환자는 비행기 안에서 운동량이 감소해 혈당이 갑자기 오를 수 있다. 따라서 콜라·과일주스 등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료수 섭취를 피해야 한다. 기내식은 탄수화물 함량이 높으므로 평소보다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성은주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광열 서울대 대기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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