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커피시장을 휩쓸고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유독 편의점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들이 앞다퉈 완제품 음료(Ready To Drink , 이하 RTD)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기존 브랜드들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국내 RTD커피 시장 규모는 지난해 9706억원(닐슨코리아 기준)으로 매년 7% 이상 성장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그냥 두고 보기 힘든 블루 오션이다. 이에 설비를 갖춘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RTD 커피를 생산, 매장을 벗어나 ‘냉장고 안에서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스타벅스(동서식품), 카페베네(웅진식품), 할리스(동원F&B), 드롭탑(광동제약), 엔제리너스(롯데칠성), 탐앤탐스(자체생산) 등 손꼽히는 업체들이 모두 RTD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하지만 야심만만한 출사표와 달리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의 RTD커피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대 편의점의 올해(1~5월) RTD커피 매출 10위권 내에 포함된 프랜차이즈 커피는 스타벅스의 더블샷 에스프레소 1종뿐이다. 그나마도 10위에 간신히 걸쳐 있다.
3대 편의점에서 롯데칠성의 ‘레쓰비 마일드’가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코카콜라음료의 조지아,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롯데칠성 칸타타, 동서식품 TOP 등이 10위권 내에 포진했다.
GS25는 스타벅스 외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의 RTD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판매량이 의미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RTD커피의 부진 원인을 마케팅과 고객 구성의 차이에서 찾고 있다.
TV CF를 비롯,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기존 RTD 브랜드와 달리 프랜차이즈의 이름값에 기대 시장 상황을 너무 낙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기존 편의점 고객들은 레쓰비·TOP, 칸타타 등 기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프랜차이즈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은 편의점에서 캔커피를 사기보다는 매장을 찾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편의점과 카페의 서로 다른 고객 구성도 어려움을 더했다.
편의점을 찾는 고객은 6:4 정도로 남성이 많다. 커피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업무 중이나 식후 입가심을 위해 커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실제로 편의점 3사에서 모두 판매 1위를 차지한 레쓰비 마일드는 850원(편의점가)으로 편의점 커피 중 가장 낮은 가격대다. 2위권인 조지아 역시 1000원으로 1500원대의 다른 제품들보다 30% 이상 싸다.
1000원대 가격으로 테이크아웃 커피 느낌을 즐길 수 있는 팩 타입 원두커피의 등장은 이 둘 간의 절충안이라고 볼 수 있다. 가격은 기존 캔커피 수준으로 낮추면서도 테이크아웃용 컵과 얼음을 제공해 커피전문점 커피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준다. 최근에는 편의점 전체 커피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간단하게 후식으로 커피를 즐기려는 사람은 늘 먹던 브랜드의 캔커피를, 카페 스타일 커피를 즐기고픈 사람은 팩 타입 원두커피를 구입하면서 프랜차이즈 RTD 커피가 설 곳이 마땅치 않게 됐다는 분석이다.
CU 관계자는 “기존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생각 이상으로 높고 가격 경쟁력도 있기 때문에 쉽게 구도가 바뀌기 어렵다”며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는 남성들에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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