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익스피디아인가, 클릭해보라"…호텔·항공권·렌터카…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 제국 만들어

입력 2015-06-19 07:00  

다라 코스로샤히 익스피디아 CEO

"9세 이후 지금까지 계속 휴가 중"
여행이 바꾼 인생…프랑스로 가족여행 갔다 이란 혁명터져 美 정착.

세계 여행 업계 주름잡는 '큰손'
예약수 기준 최대 온라인여행대행사…공격적 M&A로 경쟁사 잇단 인수
호텔스닷컴·트리바고·트레벨로시티…70여개국 150개 넘는 사이트 거느려

여행사업 확장 기회는 무궁무진
가격 경쟁붙은 항공사·호텔 불만 폭증…전문팀 만들어 껄끄러운 관계 개선
떠났던 인터컨티넨탈도 돌아와…작년 매출 58억弗…주가 4년새 4배로



[ 임근호 기자 ]
직접 호텔과 항공권을 예약하는 해외 여행객이라면 한번은 익스피디아를 사용하게 된다. 익스피디아 사이트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해도 그렇다.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트레벨로시티 등 주요 호텔·항공권·렌터카 예약 사이트가 모두 익스피디아 소유다. 다라 코스로샤히 익스피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여행객들은 평균 사이트 세 곳을 둘러보고 호텔이나 항공권을 예약한다”며 “우리는 그 세 곳 중 두 곳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익스피디아는 예약 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 온라인여행대행사(OTA)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서다. 지난 2월에도 경쟁사인 오비츠월드와이드를 13억4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사브레홀딩스의 트레벨로시티를 2억8000만달러에 인수한 지 2주 만이었다.

2005년부터 익스피디아를 이끌고 있는 코스로샤히 CEO는 46세에 불과하지만 경쟁사인 프라이스라인그룹의 제프리 보이드 회장(57)과 더불어 세계 여행업계를 주름잡는 큰손으로 꼽힌다.

프랑스로 휴가간 사이 이란 혁명 터져

코스로샤히 CEO는 1969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태어났다. 그가 아홉살이던 1978년 여름,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 남부로 휴가를 간 것이 길고 긴 여행으로 이어졌다. 휴가를 간 사이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나며 혼란이 그곳을 뒤덮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미국 뉴욕주의 태리타운에 정착하면서 그의 미국 생활이 시작됐다. 그가 “나는 지금 계속 휴가 중이에요”라고 사람들에게 농담을 던지기를 즐겨하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그는 1991년 브라운대에서 바이오전기공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란에서는 엔지니어와 의사가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정작 대학 졸업 후 투자은행에 들어갔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최고의 투자은행으로 일컬어지는 앨런앤드컴퍼니다.

그곳에서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지금 익스피디아 회장을 맡고 있는 배리 딜러를 만나면서다. 파라마운트픽처스와 폭스 CEO를 지내고 홈쇼핑 업체 QVC를 운영하고 있던 딜러 회장은 당시 파라마운트커뮤니케이션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앨런巒梁컷榜舅?자문을 받고 있었다. 파라마운트 인수는 실패로 끝났지만 코스로샤히를 눈여겨본 딜러 회장은 1998년 그를 인터액티브콥(IAC)의 전략기획실장으로 스카우트하게 된다.

닷컴 열풍과 더불어 IAC는 인터넷 사업에 공을 들였다. 온라인 티켓 예약 사이트 티켓마스터,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매치닷컴 등이 IAC가 갖고 있던 브랜드다. 코스로샤히를 영입한 IAC는 온라인 여행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그가 IAC에 들어가서 맡은 첫 임무가 ‘1-800-호텔스’라는 회사를 인수하는 일이었다. 지금의 호텔스닷컴이다. 이후 2001년 마이크로소프트(MS) 사내벤처로 있다 독립한 익스피디아를 인수했고 2003년 할인여행 사이트인 핫와이어, 2004년 여행 리뷰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를 인수했다. 그리고 코스로샤히는 IAC트레블의 CEO를 맡았다.

CEO로 있으면서 호텔·항공사 불만 잠재워

온라인 호텔 예약은 당시만 해도 혁신적이었다. 할인된 가격에 호텔방을 예약할 수 있다는 소비자 측면에서만 그런 건 아니다. 익스피디아 입장에서도 많은 돈을 남길 수 있는 장사였다. 익스피디아는 단순히 호텔과 여행객을 연결해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호텔과 협상해 호텔방을 대량으로 선점했다. 대규모로 호텔방을 미리 예약한 덕분에 익스피디아는 상당한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실제 호텔 이용객에게 팔아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호텔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은 변해갔다. 비슷한 전략을 쓰는 OTA 업체가 많이 생겨나면서 가격 경쟁이 벌어졌고, 인터넷의 쓰임새?눈을 뜬 호텔들의 불만도 커졌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익스피디아에 더 이상 물량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호텔과 항공사들도 자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예약하도록 고객들을 독려했다. 익스피디아 등 OTA의 사이트를 통하면 약 5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직접 호텔이나 항공사 사이트에 들러 예약하면 이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내세웠다.

2004년 12월 IAC는 익스피디아를 분사하기로 했다. 상황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여행사업부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2005년 분사를 완료한 익스피디아의 CEO는 코스로샤히가 계속 맡았다. 익스피디아를 이끌게 된 그는 우선 호텔들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부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호텔과 항공사 자체 사이트에서 내건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는 상품을 팔지 않기로 이들과 합의했다. 2004년 익스피디아를 떠났던 인터컨티넨탈은 다시 익스피디아로 돌아왔다.

익스피디아는 실적과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11년 35억달러였던 매출은 작년 58억달러로 늘었다. 2011년 25~28달러에 거래되던 주가는 지금은 100달러를 넘어섰다. 주변 사람들은 코스로샤히 CEO를 도전적이면서 사근사근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딜러 회장과도 호흡을 잘 맞춘다는 평이다.

코스로샤히 CEO는 “익스피디아는 현재 70여개국에서 150개 이상의 사이트를 거느리고 있다”며 “하지만 1조달러로 추산되는 세계 여행시장 중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3~4%밖에 되지 않아 성장 기회는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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