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위'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암투병 공개 "암 이겨낼 확률, 주지사 선거 때보다 높아요"

입력 2015-06-23 20:45  

'용기와 희망'의 연설

'림프종 3~4기' 긴급 기자회견
머리카락과 살이 빠지겠지만…'메릴랜드 사랑' 멈추지 않겠다



[ 워싱턴=장진모 기자 ]
‘한국 사위’라는 별칭을 얻은 미국 공화당 출신의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59)가 자신이 림프종에 걸린 사실을 공개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호건 주지사는 22일(현지시간) 아나폴리스 주지사 관저에서 한국계 부인 유미 호건 등 가족과 참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상당히 진행되고 매우 공격적인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s lymphoma)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는 “4기 또는 3기 후반인 것 같고, 암세포가 복부까지 퍼져 척추를 압박하고 있다”고 병세를 설명하면서 “곧 항암 화학요법을 시작하고 필요할 경우 보이드 루더포드 부지사가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한국과 중국, 일본을 순방할 때까지만 해도 암에 걸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순방을 수행했던 지미 리(한국명 이형모) 소수계 행정부 장관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호건 주지사는 한국과 중국 방문 때 일정을 거뜬히 소화했고 일본에선 약간의 감기몸살 증세가 있었지만 암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아시아 순방 후 2주 동안 여러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으며 지난 주말 최종 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호건 주지사는 슬픈 소식을 전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은 연설로 감동을 불러왔다. 그는 “기쁜 소식은 내가 암을 극복할 가능성이 지난해 주지사 선거에서 앤서니 브라운(민주당 후보)을 누르고 이겼을 때보다 더 높다는 사실”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눈물을 글썽이며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큰 박수를 보냈다. 호건 주지사는 이어 “내가 암을 이길 가능성은 세금인상 없이 지출을 삭감하는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보다, 그리고 환경 보호를 위한 폭우세(rain tax)를 폐지하는 것보다 더 높다”고 말하며 자신이 내건 주요 정책과제를 강조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내 인생에서 닥친 모든 장애물과 언덕을 넘었을 때와 같은 힘으로 이 도전 역시 극복할 것”이라며 “치료하는 동안 머리카락이 빠지고 살이 빠지겠지만 메릴랜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호건 주지사의 암투병 소식에 미 정치권에서 위로 메시지가 이어졌다. 공화당 주지사협회 회장인 빌 하슬람 테네시 주지사는 “그가 새로운 도전을 강인함과 용기, 힘으로 극복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한인들의 높은 지지 등에 힘입어 예상을 깨고 당선돼 지난 1월 취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0?주지사 부부의 러브스토리도 함께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40대였을 때 한 미술전시회에서 화가이자 이혼녀, 세 아이의 엄마였던 호건 여사를 만나 2004년 결혼했다. 호건 주지사는 “인생에 일 이상의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아내가 일깨워줬다”며 아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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