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장애인 사업장 '베어베터'의 성공

입력 2015-06-24 21:17   수정 2015-08-06 20:15

장애인 자립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역할 커져
일반기업과 사회적 기업 협업 강화가 복지 토대

김선희 < 매일유업 사장 >



올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내 장애인 수는 273만명이다. 1만명당 559명이 장애인인 셈이다. 이 중 장애아동 수는 9만여명이다. 매일유업은 사회공헌 일환으로 강원 평창군에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하는 음악캠프를 매년 지원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 성수동에 있는 ‘베어베터(Bear better)’라는 사회적 기업을 방문했다. 2012년 설립된 베어베터는 직원의 80%가 발달장애인이다. 인쇄 제본과 화환 제작, 커피, 제과·제빵 등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폐인을 비롯한 발달장애인은 일반기업에선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여러 유형의 장애인 중에서도 가장 취업이 어려운 편이라고 한다. 베어베터는 업무 과정을 나눠 단순화하고, 발달장애인에게 맞는 직무를 찾아 순환 배치함으로써 적응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등 중증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발달장애인이 하는 업무는 복사기에 종이 채우기, 책 제본, 쿠키 만들기, 제품 배달 등이다.

고용노동부의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라 50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은 장애인 직원 비율을 전체 직원의 2.7%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매년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장애인을 고용한 사회적 기업(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부터 납품을 받으면 연계고용으로 인정받아 고용부담금의 절반을 돌려받을 수 있다.

베어베터와 같은 사회적 기업은 발달장애인의 고용 증가와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한다. 이 같은 사회적 기업과 거래하는 일반기업은 연계고용 부담금 감면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상호 이익을 얻는 구조다. 또 발달장애인들은 취업으로 자립해 열심히 일하며 스스로 성장하게 되고, 그들의 가족에게는 자신이 사회구성원이 됐다는 안도와 행복감을 주게 된다.

베어베터는 지난해 국내 사회적 기업들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여러 기업에서 생산·운영 방식 등 베어베터의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그 모델을 참고해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일유업도 베어베터의 설립 취지에 공감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도 제2, 제3의 베어베터가 많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김선희 < 매일유업 사장 seonheekim@mae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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