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연간 구입도서 70% 문·사·철…시민 인문학의 메카 꿈꾼다

입력 2015-06-25 21:15  

스토리가 있는 도서관


[ 박상익 기자 ]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뒤편으로 난 한적한 길을 걷다 보면 나무 재질로 외관을 꾸민 4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2005년 개관한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이다. 작지도 크지도 않으면서 공원과 어우러진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자연 채광으로 따뜻한 빛이 쏟아진다.

건물 외벽 간판엔 ‘이진아’라는 이름이 예쁜 글씨로 쓰여 있다. 도서관 이름의 주인공 이진아 씨는 미국 유학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2003년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이상철 씨(현진어패럴 대표)는 책을 좋아한 딸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도서관을 건립해 서울시에 기증했다.

이처럼 특별한 사연을 지닌 이진아기념도서관은 운영 면에서 공공도서관의 모범이 되는 곳으로 꼽힌다. 개관 때부터 전문성을 지닌 외부 인사를 공모해 관장으로 임명하고, 단순한 공부방 대신 도서관 본연의 기능을 추구했다. 그 결과 전국도서관운영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됐고 국무총리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곳에는 일반 도서관에서 공부방처럼 사용되는 자유 열람실이 없? 이정수 관장은 “개관 초기에는 왜 도서관에 공부방이 없느냐고 항의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도서관은 독서실이 아니란 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민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이 도서관은 인문학 붐이 일기 전부터 다양한 인문학 강좌를 운영했다. 철학자 강신주 씨, 고전문학평론가 고미숙 씨 등 쟁쟁한 인문학 스타들이 이곳에서 강의했다. 현재 철학자 강유원 씨가 고전문학과 정치사상사를, 서평가 이현우 씨가 도스토예프스키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 관장은 “초창기 어머니 독서회에 참여한 회원 대부분이 집안일을 화제로 삼았지만 이제는 인문학을 주제로 자주 토론을 벌인다”고 말했다. 도서관에서 공부한 인문학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곳에서 강의하는 회원도 있다.

도서관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장서도 인문학 중심이다. 연간 구입하는 장서 8000~9000권 중 문학·사회·철학 부문 책이 70%를 차지한다. 이 관장은 “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인문학이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곳을 시민 인문학의 메카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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