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받고 횡령, 전관예우까지…엉터리로 만든 항공관제시스템

입력 2015-07-01 21:12  

국산화했다고 버젓이 홍보도
감사원, 조직적 비리 적발
교수·공무원 등 8명 수사의뢰



[ 김대훈 기자 ] 국토교통부가 7년간의 연구 끝에 ‘100%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작년 6월 홍보했던 항공관제시스템 개발 사업이 실패했으며 개발 과정에서 전관예우, 금품수수, 횡령 등 공무원과 학계, 업체 관계자 간 조직적 비리가 적발됐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일 이런 내용의 항공관제시스템 개발사업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개발에 관여한 전·현직 공무원과 인하대 교수, 관련 업체 대표 등 총 8명에 대해 지난달 17일 검찰에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2007년부터 인하대와 공동으로 국내 공항에서 사용하는 항공관제시스템 국산화 사업을 벌였다. 항공관제시스템은 각 공항 관제소와 중앙 항공교통관제센터에 설치돼 항공기 편명, 속도, 고도 등의 정보를 관제사가 한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다. 총 예산은 345억원이 투입됐다.

감사 결과 연구책임자인 인하대 A교수는 개발 과정에서 특수한 항공관제 분야 국제기술 기준을 적용하도록 돼 있는데도 일반적인 SW 개발 기준을 적용했다. A교수는 국제기술기준을 만족하는 것처럼 최종 평가보고서를 꾸며 국토부 산하 전문기관인 과학기술진흥원에 보고했다. 국토부 담당사무관 B씨는 심사위원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인하대와 같은 재단의 인하공업전문대학을 성능적합 감사기관으로 지정해 적합증명을 통과하도록 했다.

개발과제를 총괄한 전 국토부 과장 C씨는 2012년 1월 퇴직 후 인하대 연구교수로 재취업했다. ‘현직에 있을 때 관여한 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공직자윤리법 규정을 어기고 해당 시스템 개발에 참여해 인건비 명목으로 2년여간 2억원을 받았다. C씨는 전 동료였던 B사무관에게 “사업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4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연구에 참여한 모 벤처업체 대표 D씨는 연구장비를 구매한 것으로 서류를 꾸며 총 3억3100여만원의 연구비를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감사원이 SW인증 전문기관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시스템 안전성 검증을 맡긴 결과 이를 공항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6월 국토부는 시스템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항공관제시스템의 해외 수출까지 기대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국내 12개 민간공항 중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공항은 한 곳도 없었다고 감사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감사원은 이미 투입된 345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 중 인하대에서 출연한 8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환수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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