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의 돌출언행…소신? 존재감 높이기?

입력 2015-07-03 20:55  

'최고위 파행' 부른 거친 발언

만류에도 "유승민 사퇴" 목청
작년엔 최고위원 사퇴 후 번복, 대선땐 "국민을 홍어X …" 논란
"대권주자 노린 행보" 분석…일각선 친박과 교감설도 제기
김태호 "소신 발언…계파 무관"



[ 유승호 기자 ] 요즘 새누리당 의원 중에는 김태호 최고위원(사진)을 보며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로 발탁된 뒤 친이명박(친이)계로 통하던 그가 친박근혜(친박)계보다 더 적극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편을 들며 유승민 원내대표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김 최고위원은 소신대로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지만 당내에선 잠재적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행동이라는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 발언이 발단이 돼 결국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욕설까지 나오는 등 파행에 이르렀다. 김 최고위원의 튀는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경기 평택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정치 현안 관련 발언은 삼가달라”는 김무성 대표의 사전 당부가 있었는데도 “유 원내대표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엔 돌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가 12일 만에 번복했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2년 11월엔 당시 문재인·안철수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간 단일화 논의에 대해 “국민을 홍어×로 안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지난해 7월엔 헬기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공무원 5명의 합동 영결식에서 여성 의용소방대원과 기념촬영을 해 물의를 빚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이 새누리당의 정청래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거친 발언으로 종종 파문을 일으키는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에 빗댄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행보와 관련, 3일 “당·청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원내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신 발언’으로만 보기엔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는 작년 7·14 전당대회에선 “여당이 청와대 눈치만 봐선 안 된다”며 “새누리당은 입과 귀를 닫은 채 위만 바라보고 있는 해바라기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할 때는 “박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제활성화법만은 제발 좀 통과시켜 달라’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그런데 국회는 개헌 골든타임이라고 해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며 개헌 논의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사퇴쇼, 돈키호테라는 지적이 있다’는 데 대해 “정치적 테크닉이 부족한 것 같다. 아직도 촌티를 못 벗어난 것 같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기초단체장(경남 거창군수), 최연소 광역단체장(경남지사)을 거쳐 2010년 8월 40대 총리 후보로 발탁돼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총리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했지만 2011년 4월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재기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선 열세라는 평가를 딛고 3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후엔 김 대표, 유 원내대표 등에게 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친박 교감설’도 제기된다. 한때 친이계로 꼽히는 김 최고위원이 친박과 교감하에 현 지도 체제에 균열을 내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난 계파 이해관계와는 무관하다”며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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