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지검장은 왜 그랬을까

입력 2015-07-07 15:19  

(노경목 지식사회부 기자)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고위 공무원이 자신이 얼마전 지방에서 잠깐 근무할 때의 일이라며 해준 얘기입니다.

해당 지역 지방경찰청장과 저녁을 먹을 일이 있었는데 1차만 끝내고 자리를 파하더라는 겁니다. 한창 화기애애했던데다 홀로 지방에 부임해 돌아가면 빈 관사 밖에 없는 이 고위 공무원은 “맥주 한잔 하고 가자”고 잡았습니다. 하지만 지방경찰청장은 끝끝내 거절하며 “여기서는 몸조심하는게 좋을 겁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지방경찰청장이 좀 더 자세히 해준 말이 재미있었습니다. 지역마다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업무 중 하나가 고위 공직자들의 비위 사실을 조사하는 건데 특히 저녁시간의 동선이 주된 보고거리가 된다고 합니다. 노래방 등 유흥업소는 물론 골프연습장을 자주 다녀도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네요. 국정원 직원 입장에서는 내용에 따라 특진까지 가능해 더욱 눈에 불을 켜고 좇아다닌다는 것이 이 지방경찰청장의 설명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고위공무원도 업무가 일찍 끝나는 날이면 홀로 관사에 앉아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했다 물러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사진)의 뉴스를 접했을 때 이 고위공무원은 자신이 지방에서 일할 때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방에 가 있는데 스트뭣볐?긴장을 풀 기회도 사실상 박탈당하면 사람이 이상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고위공무원들이 그런 유혹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공직 기강을 세우기 위한 감찰활동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 힘듭니다. 다만 김 전 검사장의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성공가도를 달리던 검사가 왜 그런 행동으로 한순간에 나락에 떨어졌을까”라는 질문이 여러 자리에서 화제에 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도 하나의 설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끝)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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