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3각 파도'에 다시 50弗 초반대로

입력 2015-07-07 21:14  

그리스 사태·이란 원유수출 확대 임박·중국 증시 급락
OPEC, 공급 계속 늘려…40弗대 하락 가능성도



[ 뉴욕=이심기 기자 ] 지난 3개월여 동안 배럴당 60달러대를 오르내리던 유가가 50달러 초반대로 뚝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수요 부진과 이란 핵협상 타결 임박이란 변수에 그리스 사태까지 가세해 원유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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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50달러 초반대로 하락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7.7%(4.4달러) 하락한 배럴당 52.5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월2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하루 낙폭도 최근 3개월래 가장 컸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8월 선물 가격도 이날 6.3%(3.8달러) 떨어진 배럴당 56.5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4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6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 원유 수입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가격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2.6%(1.52달러) 내린 배럴당 57.93달러로 집계됐다.

그리스 사태가 원유시장에 주는 충격은 당장의 수급보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 탈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과 맞물려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조사회사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토머스 푸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 “그리스의 원유 소비량은 전 세계의 0.3%에 불과하지만 그리스 사태가 유로존으로 전염되면서 유럽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일의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고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오르는 것도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유가에 하락 압력이 되고 있다.

중국 5월 원유수입 10% 감소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원유소비국인 중국의 경기둔화세도 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중국의 5월 원유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팀 에번스 롱리프트레이딩그룹 시장분석가는 마켓워치에 “최근 중국 증시의 급락도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감소하는 것과 반대로 원유 공급은 급속도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이란은 핵협상 타결과 함께 경제 제재가 풀리면 원유 수출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만수르 모아자미 이란 석유부 차관은 5일 WSJ에 “제재가 해제되면 하루 120만배럴인 원유 수출량을 230만배럴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셰일원유 공급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달 마지막 주 원유생산량이 전주 대비 240만배럴 늘었鳴?이날 발표했다. 원유 재고도 당초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30만배럴 늘었다. 원유채굴장비(리그)의 가동 숫자는 지난주 640건으로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전주보다 12건 늘었다. WSJ는 미국의 셰일업계가 상반기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회복하면서 본격적으로 생산을 재개했다고 분석했다.

OPEC 지난달 생산량 3년 만에 최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달 생산량은 약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마켓워치는 지난달 OPEC의 원유생산량이 하루 3128만배럴로, 전달보다 17만배럴 늘면서 2012년 8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OPEC이 정한 생산 한도 3000만배럴을 4.2% 초과한 수준이다.

이처럼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가 일시에 겹치자 WTI 가격은 최근 4거래일 동안 10% 넘게 하락해 최근 3개월간 머물던 배럴당 57~62달러의 박스권 아래로 벗어났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 연말 유가 전망을 WTI는 기존 배럴당 55달러에서 50달러로, 브렌트유는 60달러에서 55달러로 낮춰 잡았다.

CNBC는 시장 분석가들이 배럴당 50달러(WTI 기준)를 바닥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에선 3월 중순처럼 40달러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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