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조선사 중 8곳 적자…중소형사는 8년간 65% 문닫아

입력 2015-07-09 21:27   수정 2015-07-10 16:54

기로에 선 조선산업 (1) 중국·일본 사이 '샌드위치' 신세

해운 불황에 유가하락 '직격탄'…삼성중공업·대우조선만 흑자
중국, 고부가 선박시장 거센 추격…일본, 엔저 등에 업고 부활 시동



[ 도병욱 기자 ] 한국 조선업계는 올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 가까이를 수주했다. 2012년부터 내리 3년 동안 중국에 선박 수주량 1위를 내줬지만, 올해는 그 타이틀을 다시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런데도 국내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조선업계가 호황기를 맞으면 벌크선 발주부터 늘어나기 때문에 수주량 1위 자리를 중국에 반납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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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 흔들리는 ‘빅3’

한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조선업계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중공업(현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3’가 있었다.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은 선박 인도 1000척, 2000척 樗?세계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웠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수주량 2위와 3위를 번갈아 차지하며 중국 및 일본 조선사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공고하던 위상은 지난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해운 시장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사업 발주가 사라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국내 10대 조선사 중 8곳이 적자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흑자였지만 올 1분기에 적자로 전환했다. 8년여 만의 일이었다.

상반기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은 50%에 육박했지만, 이는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가의 수주량이 급감한 덕분이지 빅3가 좋은 성적을 낸 결과는 아니다. 빅3는 지난 6개월간 올 연간 목표의 약 30%만 채웠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과 일본의 주력 선종인 벌크선 발주가 크게 줄었고, 한국의 주력 선종인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덜 줄었을 뿐”이라며 “한국 조선업계가 상반기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닫는 중소형 조선사

중소형 조선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들의 화두는 ‘생존’이 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수출 실적을 가진 조선사는 빅3를 제외하고도 23개사가 존재했지만, 현재는 8개로 줄었다. 오리엔트조선과 세광중공업 등은 문을 닫았다. 대한조선과 신아SB 등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받고 있다.

남은 8개사 가운데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계열사다. STX조선해양과 성동떼권瞞? SPP조선, 대선조선 등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고 있다.

한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중소형 조선사는 중국 조선업계와 비슷한 선종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국내 중소형조선사가 사라지면, 중국 조선업계가 순식간에 국내 빅3의 영역을 침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07년 3255만CGT(건조 난이도 등을 고려한 선박의 무게)였던 한국 조선업계 수주량은 지난해 1257만CGT로 줄어들었다.

○거세진 중국과 일본의 추격

중국과 일본의 추격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해양플랜트 설비 등을 제외한 대부분 선종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들은 올해 원자재를 운반하는 벌크선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중소형 컨테이너선 및 소형 유조선 시장도 중국으로 넘어갔다.

한국에 조선업계 1위 타이틀을 내준 일본도 엔저(低)를 등에 업고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이 16년 만에 일본 내 신규 도크를 짓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이라 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예상보다 빨리 빼앗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해운사 코스코는 조만간 자국 조선사에 2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크기)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최대 13척 발주할 예정이다. 일본 이마바리조선은 이미 올해 초 2만5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지난해까지는 한국 빅3가 1만8000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을 독점했지만, 올해 그 구조가 깨지기 시작했다.

일부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한국보다 중국이 앞서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라고 평가받는 여객선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일본은 여객선 24척을, 중국은 21척을 수주했다. 두 나라를 합치면 세계 수주량(103척)의 약 40%에 달한다. 한국은 6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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