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교육정책에…어학원 수강생 '반토막' 났다

입력 2015-07-16 21:03   수정 2015-07-17 09:39

NEAT 무산·외고 입시 재편…
정책 따라 영어 사교육 바뀌어
원어민 강사들도 줄줄이 짐싸



[ 양병훈/임기훈 기자 ] 서울 강남에서 영어회화 학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원어민 강사를 10여명으로 줄였다. 4~5년 전 한창 많을 때에 비하면 절반 정도다. 당시 전체 수강생이 1000명이 넘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500여명으로 줄어 강사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A씨는 “중·고교생 영어 사교육시장에서 회화의 인기가 떨어진 게 원인”이라며 “강사 입장에서도 월급이 줄어드는 등 조건이 안 맞아 고국으로 짐 싸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 원어민 강사 수가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화지도 비자(E-2) 체류외국인 수는 2010년 2만3317명이었다가 매년 큰 폭으로 줄어 2014년 1만7949명이 됐다. 감소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지난 5월 기준 1만7157명이다. 2010년 전까지 E-2 체류외국인 수가 매년 큰 폭으로 늘었던 것과 대비된다. 2007년 1만7721명이었던 E-2 체류외국인 수는 3년 만에 31.6% 늘어 2010년 정점을 찍었다.

가장 큰 원인은 학생 수 감소다. 국내 최대 원어민 영어강의 체인인 청담어학원은 2009년 3?학생 수가 약 4만8000명이었으나 올해 2월에는 약 2만6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SDA삼육어학원, 정상어학원 등도 학생 수가 4~5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하긴 마찬가지다. 이런 어학원업계의 불황은 주가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주가가 4~5년 전에 비해 많게는 절반 정도까지 밀린 상장사도 있다.

정부 정책 변화가 학생 수 감소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회화능력 평가에 초점을 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을 도입해 수능 영어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시행하지 못하고 다음 정부로 넘겼다. 결국 이는 무산됐다. NEAT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도가 크지 않았고 사교육비 감소를 공약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청담어학원을 운영하는 청담러닝은 NEAT 도입을 겨냥해 2012년 학습 프로그램 ‘클루빌’을 도입하고 이듬해 매출을 70억원으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4억원에 그쳤다.

2009년 말 정부가 외국어고 입시를 내신 위주로 재편한 영향도 컸다. 당시 정부는 외고 입시에서 영어듣기평가와 구술면접을 금지하고 텝스·토플 등 영어인증시험을 전형요소로 반영할 수 없도록 했다.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까지 더해 ‘3중고’에 직면했다는 게 업계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최근 4~5년 새 영어 사교육 시장이 과거처럼 문법·독해·어휘 위주로 재편됐다”며 “20여년 전에 많이 쓴 문법 위주의 영어교재 ‘맨투맨’을 주교재로 삼는 학원이 최근에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양병훈/임기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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