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안내·짐 운반까지…숙박비 절반 낮춘 日호텔의 '로봇 혁명'

입력 2015-07-16 21:48   수정 2015-07-17 05:57

특파원 리포트

日 나가사키 헨나호텔
78대 로봇이 서비스
방안에 있는 로봇, 날씨 안내도

산업현장 이어 서비스업체
로봇 활용 크게 늘어나



[ 서정환 기자 ] “여기는 헨나호텔입니다. 세계 최첨단 기술을 즐기십시오.”

일본 나가사키에 있는 대형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의 헨나(이상한)호텔. 15일 문을 연 이곳은 세계 최초로 로봇을 활용해 운영하는 호텔이다. “가장 비싼 로봇은 대당 1000만엔(약 9200만원)을 웃돌지만 한 사람의 2년 인건비보다 싸다는 생각에 로봇호텔을 짓기로 결정했다”고 사와다 히데오 하우스텐보스 사장은 말했다.

얼굴 인증으로 등록…열쇠 필요 없어

호텔문이 자동으로 열리자 벨보이를 대신해 작은 로봇이 안내를 시작했다. “정면에는 짐보관 로봇이, 왼쪽 호텔 프런트에는 안내로봇이 있습니다”라는 음성이 나왔다.

선반 위에 짐을 올려 놓고 짐보관 박스를 지정玖?긴팔 로봇이 짐을 옮겼다. 안내데스크로 가자 젊은 여성의 모습을 한 로봇이 “어서 오세요”란 인사말과 함께 입실 절차를 진행했다. 눈꺼풀을 깜빡이며 웃을 때는 영락없는 사람 같았다. 테마파크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제작한 공룡로봇도 있다. 데스크에 있는 카메라에 얼굴인증 등록을 하면 열쇠도 필요없다. 지금은 일본어와 영어 서비스만 가능한데 조만간 한국어와 중국어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짐운반 로봇에 여행용 트렁크를 올려놓고 방 번호를 입력하니 로봇이 알아서 방을 찾아갔다. 얼굴인증을 마친 덕에 문은 자동으로 열리고 방안에서는 탁자 위에 ‘주리’가 투숙객을 맞았다. “주리짱” 하고 부르면 “무슨 일입니까”라고 답했다. “오늘 날씨는”이라고 묻자 “나가사키 오늘 날씨는 맑음, 최고 기온 35도…”라고 답했다.

헨나호텔에는 객실에 1대씩 배치된 ‘주리’(72대)를 비롯해 안내 로봇, 짐보관 로봇, 짐운반 로봇, 접객 로봇 등 모두 78대의 로봇이 있다. 사와다 사장은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로봇을 도입하고 설비를 자동화했다”며 “하우스텐보스 근처 호텔에서 1박에 2만~3만엔 하는 숙박료를 최저 9000엔대로 낮췄다”고 말했다.

통상 144개 객실을 갖춘 비즈니스급 호텔의 경우에도 50명가량의 직원이 필요하지만 헨나호텔은 로봇을 활용해 3분의 1도 안 되는 15명 이내로 직원을 줄였다. 숙박료를 낮출 수 있는 비결이다. 헨나호텔은 드론(무인항공기)을 이용한 객실 룸서비스나 점검 등도 계획하고 있다.

로봇 양산에 박차 가하는 일본

일본에서는 최근 로봇 수요가 늘면서 기업이 로봇 양산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공장에서 일하는 산업용 로봇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엔 인공지능로봇 등 서비스 로봇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는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는 로봇 ‘페퍼’(19만8000엔)를 판매 중이다.

6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서 1000만대가 1분 만에 동났다. 대만 폭스콘과 손잡고 연간 1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NTT도코모도 대형 완구업체 다카라토미와 공동 개발한 대화 로봇 ‘오하나스(OHaNAS)’를 개발했다. 인공지능 로봇 외에 활용도가 높은 로봇 중 하나는 간호로봇이다. 노인, 환자의 걷기를 도와주거나 입으면 힘이 세지는 근력증강 로봇이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에 따르면 일본의 로봇시장은 올해 1조6000억엔에서 2020년 2조9000억엔, 20년 뒤인 2035년에는 9조7000억엔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서비스 로봇시장 규모는 올해 3733억엔에서 2035년 4조9568억엔으로 불어나 전체 로봇시장의 절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의 하나로 ‘로봇 혁명’을 추진하기로 했다. 간호, 의료, 농업, 중소기업 등 일손 부족이 심각해지는 분야에 로봇 도입을 중점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나가사키=서정환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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