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자사주' 매입 약발 안받네…다음 타자 삼성전자되나

입력 2015-07-24 11:08   수정 2015-07-24 15:45

[ 권민경 기자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가 통 큰 자사주 매입 발표에도 불구하고 약발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에 호재가 되는 건 맞지만, 이보다는 부진한 실적에 시장 관심이 더 쏠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장이 제일모직의 자사주 매입보다 삼성전자의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 발표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의 주주친화정책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법인인 통합 삼성물산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제일모직 4400억 규모 자사주 매입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0시06분 현재 제일모직 주가는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개장 직후 1% 가량 오르다가 얼마 못가 상승폭을 반납했다. 같은 시간 삼성물산 주가는 100원(0.17%) 내린 5만9000원에 머물렀다.

이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다음 날 2% 가량 강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날 제일모직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오는 10월23일까지 자사주 250만주(전체 주식수의 1.85%)를 매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일모직의 지난 22일 종가 17만500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자사주 취득 금액은 4400억원. 제일모직은 현재 자사주 14.1%를 보유 중으로, 이번 자사주 취득 이후 합병 삼성물遠?자사주는 12.3%가 된다.

시장에서는 제일모직 자사주 매입을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주식매수청구권과 연결시켜 해석하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주가를 띄우기 위한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는 분석.

실제 제일모직 현재 주가는 매수청구가 15만6493원 대비 10.2% 높고, 삼성물산 주가는 매수청구가 5만7234원 대비 3.2% 높다.

삼성물산의 주가가 매수청구기준가격에 근접함에 따라 매수청구 기한인 8월 6일까지는 제일모직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제일모직이 주식매수권 청구기한인 8월 6일까지 전량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평균 거래량의 36.4%를 사들여야 한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장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려는 건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아주 절묘한 매수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가 자사주 매입에도 반응하지 않는 건 두 회사의 부진한 실적과 무관치 않다.

제일모직의 2분기 매출은 1조3115억원으로 작년보다 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91억원으로 40% 급감했다. 패션부문 물류센터 화재로 영업외 손실 654억원 발생하면서 당기순손실은 264억원 적자 전환했다.

삼성물산 역시 2분기 매출 6조3000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15.7%, 47.9% 감소하며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흐름이 좋지 않은데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실적도 부진해 자사주 매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보다는 실적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자사주 매입 후 시장 관심은 삼성전자

일부에선 제일모직의 자사주 매입보다는 이달 30일 삼성전자가 2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주친화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결정 이후 돌아선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이키기 위해 삼성전자가 배당 확대 혹은 자사주 매입 등을 제시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삼성전자의 주주친화정책은 이 회사 주주의 실질적인 혜택이고,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제일모직 주력 사업인 바이오, 패션, 건설 사업이 의미있는 실적을 내기 힘들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통합 삼성물산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며 "삼성전자 배당 상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다만 "시장이 삼성그룹 계열사의 자사주 매입을 주주친화정책보다는 지배구조 개편 준비로 받아들이기도 한다"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역시 삼성전자 홀딩스 출범을 위한 과정으로 해석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당장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같은 방법보다는 기존 주주와의 소통을 통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 이익이 동일 선상에 있음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둘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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