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경영인의 성공 비결] 어묵 베이커리·라텍스 구두로 대박…색다르게 성공한 청년 경영인

입력 2015-07-24 21:32   수정 2015-07-26 14:02

대한상의 제주포럼

박용준 삼진어묵 실장
어묵 고로케·체험관…튀는 아이디어로 대박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콘돔·라텍스 구두…편견 바꿔 가치 창출

남수정 썬앳푸드 사장
서비스정신 업그레이드…외식업 전문기업 키워내



[ 정인설 기자 ] 아버지 대신 회사를 맡아 매출을 4년 만에 25배 늘린 30대 경영자. 호텔 사장인 아버지에게 배운 서비스 정신으로 20년 전통의 외식 전문기업을 일군 여성 최고경영자(CEO). “디자인과 광고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겠다”며 콘돔 사업을 병행하는 대기업 4세.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5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이틀째인 24일에는 젊은 3·4세 경영인이 무대에 올라 주목 받았다. 할아버지 때부터 해오던 가업을 그대로 물려받기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업을 키우거나 아예 다른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청년 CEO들이다.

○60년 전통 버린 뒤 성공

‘어묵 신화’를 쓰고 있는 박용준 삼진어묵 관리실장(32)은 이날 제주포럼에서 ‘경영 3세가 말하는 비전과 창의경영’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 실장은 “‘오뎅’ 사업 하기 싫어 미국으로 갔는데 2012년 2월 아버지께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남으로서 하는 수 없이 회계사 일을 접고 7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1953년 할아버지 때부터 부산어묵이라는 이름으로 커온 회사인 만큼 현상유지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2010년 공장 규모를 키운 게 화근이었다. 공장을 짓느라 은행 빚이 200억원을 넘었는데 경쟁 과열로 주문은 되레 줄었다. 물건이 팔리지 않아 오전 11시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그는 전국 거래처를 돌며 봉지당 2300원 하던 어묵을 2250원에 공급하겠다고 했다. 50개 거래처 중 2개 업체를 확보하자 바로 경쟁업체들이 220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이름도 똑같은 부산어묵이었다. 박 실장은 “전국에 부산어묵 브랜드를 쓰는 업체가 60개가 넘는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부산어묵이라는 이름을 포기하고 삼진어묵으로 사명을 바꿨다. 바로 아버지의 호통이 돌아왔다. “60년간 써온 회사 이름을 왜 마음대로 바꾸느냐”는 것이다.

박 실장은 “마트나 식당을 상대로 어묵 장사를 해서는 가망이 없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독자 브랜드를 가져야 한다”고 아버지를 설득했다.

그러면서 ‘어묵은 비위생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부산 영도에 어묵 베이커리와 어묵 체험관을 열었다. 어묵고로케 같은 신제품도 개발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2011년 2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1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엔 5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콘돔 소재와 구두를 결합

이날 행사엔 콘돔도 주제로 등장했다. 강연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부사장(36). 박 부사장은 지난해 콘돔 사업을 시작해 1년 만에 업계 4위로 뛰어올랐다.

박 부사장은 자신이 출시한 콘돔 브랜드를 ‘바른생각’으로 지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콘돔 상자를 화장품 상자처럼 꾸미고 바른생각이란 이름을 붙여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는 걸 부끄러워하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로 힘들어하는 농민을 돕기 위해 잼 사업도 시작했다. 설탕 없이 천연 낙과로만 만든 제품이다. 떨어진 과일만 보면 농민들이 “이런 젠장” 하고 한숨을 쉬는 데 착안해 제품 이름을 ‘이런 쨈병’이라고 지었다. 그는 모든 사업에서 나온 수익 전액을 미혼모나 낙과농민 돕기 기금 등에 내는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구두 사업을 하려는 청년들을 돕기 위해 브랜드를 만들어주고 있는데 콘돔 사업에서 구두 디자인의 영감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콘돔 소재인 라텍스를 구두 뒤쪽에 부착해 여성이 구두를 신을 때마다 뒤꿈치가 벗겨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매드포갈릭, 스파게티아 같은 외식 브랜드로 유명한 썬앳푸드의 남수정 사장(47)도 관심을 받았다. 그는 손님 말이라면 무조건 들어준다는 ‘예스 마인드’를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남 사장은 “유효기간이 지난 쿠폰이나 아예 가짜 쿠폰을 가져와도 쓸 수 있게 해주라는 게 회사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장에 없는 김치나 소주를 찾는 손님 요구도 들어주고 속된 말로 진상 손님의 요구도 다 받아주려 노력하라고 직원에게 교육한다”고 소개했다.

남 사장은 “할아버지 때부터 호텔 사업을 하면서 외식업에 관심을 많이 가져 1995년 설립한 회사를 외식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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