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단체협의회(ICW) 이끄는 김정숙 회장 "여성운동 방향은 남녀 모두의 행복 추구죠"

입력 2015-07-30 18:24   수정 2015-07-31 06:18

'여성만 당한다' 피해의식 벗고
주도적으로 자기계발 노력을

빈곤·개도국 여성들 대상으로
평생교육·리더십 향상 힘쓸 것



[ 이미아 기자 ] “대다수 한국 여성은 너무 수동적입니다. 21세기로 시대가 바뀐 지 오래됐는데도 여전히 많은 여성이 ‘우물 안 개구리’인 게 안타깝습니다.”

최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정숙 세계여성단체협의회(ICW) 회장(69·사진)의 이 같은 말은 다소 의외였다. 14·15·16대 국회의원,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총재,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을 지낸 김 회장은 ‘한국 여성운동계의 대모’로 손꼽힌다. 그런 그가 “남성과 여성을 대립 구도로 보고 ‘항상 여성이 당하고 산다’는 강박과 피해의식을 버려야 하는데 한국은 아직 이 단계까지 못 올라왔다”며 “21세기 여성운동은 남녀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내 여성들에 대한 김 회장의 비판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여성 스스로 참여의식과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쟁취해야 한다”며 “책임감 없이 뭔가를 달라고 하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또 “영어 구사력과 컴퓨터 사용능력 등 자기 계발에 힘쓰지 않으면 도태된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매사 물러서거나 현실에 안이하게 대처하면 개인과 가족, 국가 모두가 손해”라고 덧붙였다. “대학까지 졸업한 여성이 결혼을 방패막이로 생각하고, 직장에서 일하는 건 선택 사항이라 여기는 건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버리는 행위”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이 여성들을 향해 ‘따뜻한 위로’ 대신 ‘날카로운 독설’을 한 건 그 자신이 국내 및 세계 여성운동 역사의 현장에서 뛰면서 한국 여성의 성장 가능성과 현실 상황을 모두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5월31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ICW 총회에서 대의원 200여명의 만장일치로 ICW 회장에 선출됐다. 2012년 ICW 서울 총회를 성공적으로 유치, 개최한 뒤 내부에선 사실상 새 ICW 회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정식 취임했으며 임기는 3년이다. 1888년 설립된 ICW는 70여개 회원국으로 구성됐으며, 유엔 상주대표로 여성 인권신장 정책 마련과 관련해 글로벌 외교무대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정부기구(NGO)다. 재임 기간에 빈곤국 및 개발도상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과 리더십 제고 프로그램 마련하고, ICW 내부 개혁에 중점적으로 나선다는 게 김 회장의 목표다.

김 회장은 “한국 여성들이 밖으로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며 “아프리카와 동남아, 중동 등 많은 지역의 여성이 목숨을 위협받을 정도로 인권을 짓밟히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연대 의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여성 인권이 남성보다 낮고,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여성 자신이 그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얼마나 힘썼는지도 냉정하게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만 잘살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는 새 시대의 여성운동은 성공하지 못해요. 남성과 책임을 나눠 갖고, 다른 나라 여성들과도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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