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너지는 대(對)중국 수출, 컨틴전시 플랜은 있나

입력 2015-08-09 18:04  

가랑비에 옷 젖는 수준 넘어서는 큰 충격이 닥칠 수도 있다.


한국 수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무역협회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수출품목 대부분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중국의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는 진단이어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한국 경제 전체가 ‘차이나 리스크’라는 먹구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모습이다.

중국 수출이 지난해 0.4% 감소세로 돌아섰을 때만 해도 위기감이 이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중국 수출은 지난 7월20일까지 2.4% 줄어들었다. 17.8% 증가한 반도체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출품목이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리면서다. 믿었던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는 각각 44.0%, 11.9%나 떨어졌다. 여기에 석유제품(-31.1%), 석유화학제품(-18.1%), 철강(-15.0%), 섬유(-14.3%) 등도 크게 하락했다.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수출품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거의 전 품목이 동시에 하락한 적은 없었다. 더구나 하반기에 반등할 조짐조차 안 보인다. 위기감은 더할 수밖에 없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수출업체들이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차도 어떻게든 수출부진을 만회해 보려고 전격적인 가격 인하를 불사하는 지경이다. 하지만 단기간 내 추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당장 경기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이 수입수요를 줄이고 있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 자동차, 휴대전화, 기계 등 제조업 전 분야에서 자급화 비율을 높이고 있다. 그만큼 중국 기업도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그동안 중국수출의 효자 노릇을 하던 중간재가 그대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의 소비시장 변화도 마찬가지다. 경제 위기를 실감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가격이 싼 제품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한국 업체들이 저가를 앞세운 중국 기업의 파상공세에 밀리는 양상이다.

중국시장이 이렇게 변하고 있다면 한국 기업도 그에 맞춰 대응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정부는 수출기업에 중국시장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제품군 개발, 소비재 시장을 공략하는 B2C 강화 등의 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일종의 중국시장 내수화 전략이다. 하지만 내수화도 중국 경제가 그나마 연착륙한다는 가정 하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과연 연착륙한다는 보장이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의 분기 성장률이 가까스로 7%를 유지하고 있다지만 불투명한 경제통계, 숨겨진 내부 부실, 체제적 모순 등을 감안하면 불안한 게 사실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때 한국 성장률은 0.17%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과의 1 대 1 수치상 상응관계만 계산한 것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급락한다면 한국 경제가 겪을 위기는 지금에 비할 바 아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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