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역풍 맞은 월마트

입력 2015-08-09 19:58  

임금격차 줄자 고참직원 불만
비용절감위해 1000명 감축 나서



[ 이심기 기자 ]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지난 2월 비정규직 직원을 포함해 미국 내 매장 직원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로 올리기로 한 이후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직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초 직원들의 사기와 근로의욕을 높일 것이라는 회사 측의 기대와 달리 업무 능력에 따른 직원 간 급여격차가 대폭 줄어들면서 자신들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고참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 2월 발표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직원 수만명은 회사 측 발표와 달리 인상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 10년차 직원은 “상당수 직원이 회사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상처를 받았으며,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일부 직원은 회사 측이 신입직원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무시간을 단축하면서 연봉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마트가 최근 1000명의 직원을 감축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비용절감 방안 중 하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월마트 외에 갭, TJX, 타깃 등 다른 소매업체들이 올 들어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겠다며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렸지만 숙련된 근로자들의 급여체계를 함께 조정하지 않는다면 기존 직원의 반발 등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쿠퍼 미국 경제정책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직원들은 기본급여 인상과 함께 최소 시간당 1~2달러의 범위 내에서 장기 근무 직원과 신입직원 간 임금 차이를 두는 ‘급여의 위계질서’를 원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상당수 기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마트는 이에 따라 매장관리자 등 간부들의 급여도 추가 인상하고, 급여가 인상되지 않은 기존 직원을 위해 업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4억달러의 추가 비용부담이 발생하면서 월마트의 이익 구조가 약화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월마트는 지난 2월 매장 근로자의 임금을 시간당 9달러, 내년 2월까지 10달러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 전역의 직원 130만명 중 50만명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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