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시장, SUV 가격인하 대전

입력 2015-08-16 18:02  

토종업체 약진에 글로벌 차메이커 줄줄이 가격 내려

"중국 업체 약진, 찻잔 속 태풍" vs "품질 높아져 경쟁력 있다"



[ 베이징=김동윤 / 정인설 기자 ] “가장 두려운 것은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중국 토종 업체에 1위 자리를 내준 스마트폰 시장처럼 되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 중국법인 관계자는 올 들어 중국의 토종 자동차 기업이 약진하는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엔 최근 이 같은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폭스바겐 GM에 이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까지 가격 인하를 단행한 이유다. 2008년을 전후해 소형 세단 자동차 위주로 벌어졌던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접전이 이번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2차 가격인하 대전’ 개막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은 2003년께다. 이후 몇 년간 중국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기업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07년. 이전까지 10~20%대에 머물렀던 중국 토종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2007년 들어 30.5%로 처음 30% 선을 넘어섰다.

당시 지리자동차 비야디(BYD) 치루이 등 중국 토종 기업은 소형 세단 자동차를 앞세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베이징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중국 토종 기업은 글로벌 기업이 소홀히 했던 경차와 소형차를 싼값에 내놓으면서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2007년 초만 해도 글로벌 기업은 토종 기업의 부상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봤다. 하지만 토종 기업의 돌풍이 태풍으로 바뀔 조짐을 보이자 현대차 폭스바겐 GM 등은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맞대응했다. 그 결과 중국 토종 기업의 점유율은 2008년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토종 SUV 결국 품질 한계 드러낼 것”

올 상반기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의 약진은 주력 차종이 세단이 아니라 SUV라는 점에서 2007년과 차이가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선 SUV 열풍이 불었다. 글로벌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출시한 SUV 가격은 최소 15만위안(약 2800만원). 평범한 서민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창안 창청 등 토종 기업이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꿰뚫어보고 7만~12만위안대 SUV를 집중적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고, 중국 토종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7.2%에서 올 상반기 30.0%로 상승했다.

지난 4월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까지 가격 인하에 나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기업이 공격적인 가격 인하카드를 들고나온 만큼 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토종 SUV의 이점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중국 기업의 돌풍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중국법인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은 연구개발부터 디자인 차량 제조 등을 모두 직접 담당하는 ‘수직적 제조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중국 토종 기업은 외부에 조달한 것을 조립하는 ‘수평적 제조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며 “수평적 제조 방식으로 생산한 차량은 초기에는 어느 정도 성능을 발휘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를 드러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간 경쟁하던 시대 지났다”

하지만 중국 토종 기업의 약진이 2007년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자동차 시장의 구조 변화가 중국 토종 기업에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어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동부 연안 대도시의 자동차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주요 대도시가 자동차 구매제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축이 중서부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며 “중서부 지역은 동부 연안지역 대비 소득수준이 낮아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중국 토종 기업의 경쟁력도 2007년보다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베이징의 한 자동차 판매상은 “창청의 주력 SUV모델인 하발 등은 디자인만 놓고 보면 글로벌 브랜드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며 “최근 토종 SUV의 인기몰이는 어느 정도 품질 경쟁력이 뒤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아직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을 논하긴 이르지만 중국에선 고급 브랜드를 제외하고 글로벌 기업끼리 경쟁하던 시대가 지났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정인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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