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먼 실버산업…노년층 갈수록 지갑 닫는다

입력 2015-08-19 18:15  

10가구 중 4가구는 1인당 월 80만원도 안써

수명 느는데 노후준비 안돼…실질적 소비 유도책 필요



[ 고은이 기자 ] 노인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이 쓰는 돈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상당수가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경제적 부담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실버산업 규모가 예상만큼 커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노인들의 소비를 유도할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갑 닫은 노인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가구의 유형별 소득 및 지출 특성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노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22.0%에서 2013년 27.5%로 5.5%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의 인구구조가 급격히 고령화되면서다.

하지만 이들이 쓰는 돈은 빠른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전체 가구 소비지출에서 노인가구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5.4%에서 17.3%로 1.9%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오히려 점점 더 많은 노인들은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가구의 소비지출 빈곤율이 7년 새 33.5%에서 40.6%로 크게 올랐다. 소비지출 빈곤율이 40%라는 얘기는 전체 노인가구 10가구 중 4가구는 최저생계비(2인 가구 월 157만원)만큼의 돈도 쓰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비(非)노인가구의 빈곤율이 7.8%에서 7.0%로 낮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임완섭 보사연 연구위원은 “노인가구와 비노인가구의 소비지출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상당수 노인들은 경제적 여력이 없을 뿐더러 시간도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가족여성연구원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 510만가구 가운데 절반가량은 자녀 육아를 조부모에게 의지하고 있다. 손주를 돌보는 노년층의 주당 평균 양육일은 5.6일, 하루 평균 양육시간은 10시간에 달한다. 여기에 전체 노인 중 46.6%가 빈곤층이다. 노인가구의 평균 저축금액이 3억원에 달하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50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 뒤에도 이들이 돈을 쓸 것이란 보장은 없다. 손해를 감수하고 국민연금 개시 연령(만 60세) 전에 미리 연금을 당겨 받는 국민연금 수령자 비율이 최근 5년 새 두 배로 급증했다. 대부분 생활고 때문이다.

노인이 소비를 주도하는 ‘엘더리 이코노미(elderly economy)’ 사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노년층의 시간적·경제적 여력이 감소하고 있어 실버산업 기대치를 조정해야 한다”며 “금융 및 자산관리 서비스시장 확산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질적 노인 소비 유도해야

한국인들의 노후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정책뿐만 아니라 현재 소비 여력이 없는 노인층을 당장 보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인들의 소득을 보조해줘도 이 중 상당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소비를 늘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초연금을 통한 빈곤 완화도 중요하지만 직접적인 효용을 늘리기 위해선 실제로 노인들이 좀 더 소비를 많이 할 수 있게 해주는 정책이 단기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오락이나 문화, 숙박 등 서비스에 대한 바우처(쿠폰) 지원을 통한 노인 소비 촉진이 대표적이다. 현재 상당수 노인가구는 식비와 의료비, 주거비 등 필수적인 분야에만 돈을 쓰고, 문화 서비스엔 거의 지출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 연구위원은 “빈곤 노인가구의 소비 욕구는 최근 몇 년 새 확대되고 있지만 소비 여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노인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선 이들이 소비를 실제로 많이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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