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폭풍 찾아다니는 앨버트로스

입력 2015-08-20 18:36  

가장 날개 큰 새 앨버트로스, 폭풍 속 상승기류 타고 날아
고난 속엔 공포와 기회 공존…불확실함 속에서도 노력해야

박인규 < DGB 회장 겸 대구은행장 goldpig@dgbfn.com >



여름은 태풍의 계절이다.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해 아시아 대륙 쪽으로 불어오는 열대성 저기압으로,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다. 태풍이 올 것으로 예보되면 사람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자연재해 때문에 긴장하고,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하려 한다.

만약 바다 위에서 태풍과 같은 큰 폭풍우를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풍랑을 경험한 사람들은 “단순한 두려움을 넘어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아주 큰 공포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웬만한 아파트 높이만한 파도가 이중 삼중으로 몰아치는 가운데 배가 추풍낙엽처럼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다에서 이런 폭풍을 찾아다니는 새가 있다고 한다. 앨버트로스다. 세상에서 가장 큰 날개를 가졌고, 가장 멀리 나는 새로 잘 알려져 있다. 골프에서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을 일컫는 용어이기도 하다. 이 새는 작은 바다에선 볼 수 없으며, 오직 대양(大洋)에서만 가끔 나타나므로 일반인은 평소 쉽게 볼 수 없다.

앨버트로스가 폭풍을 찾아 가거나 폭풍과 함께 움직이는 이유는 상승기류를 얻기 위해서다. 상승기류를 이용해 바람을 가득 안고 큰 날개로 활공하기 때문이다. 이 방법을 쓰면 에너지 소모가 많은 날갯짓을 쓰지 않고도 다른 새들보다 더 오래, 더 멀리 날 수 있다.

육지에선 온도 차이로 인해 상승기류가 쉽게 생긴다. 하지만 바다에서 강한 상승기류를 얻을 수 있는 곳은 폭풍 속이다. 앨버트로스는 폭풍을 찾으면 파도 사이로 수직 낙하한 후, 수면에 닿기 직전 날개를 쭉 펼치며 상승기류를 타고 날아오른다.

하지만 앨버트로스가 이 기술을 익히기까지는 8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 기간 중 폭풍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할 확률은 20%에 불과하다. 이 과정을 무사히 극복한 앨버트로스는 어떤 위기가 와도 더 높이 날 수 있는 자유와 여유를 얻는다.

우리가 사는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저성장 환경 속에서 기업과 사회가 직면하는 위기와 극복 과제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폭풍 속에서 상승기류를 탈 수 있는 실력을 갈고닦는 앨버트로스를 떠올려 보자. 온통 공포만 있을 것 같은 폭풍 속에 상승기류가 있는 것처럼,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한 난관 또한 우리의 마음가짐과 노력에 따라 멋진 비상(飛上)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인규 < DGB 회장 겸 대구은행장 goldpig@dgbf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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