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잦아들면서 이제 서서히 가을 옷을 생각하게 되는 시기다. 럭셔리 패션업계에서 올 가을·겨울(F/W) 새로 내놓은 남성복들은 언젠가 한 번쯤 유행했던 기억이 나는 익숙한 느낌이 많다. 단순히 과거로 회귀한 것만은 아니다. 어디선가 본듯 하지만 미묘하게 달라졌다. 더욱 간결하고 감각적으로 진화했고, 디테일은 풍부해졌다.
허리 감싸는 길어진 밑위
전반적으로 밑위가 긴 하이 웨이스트(high waist) 바지도 트렌드로 떠올랐다. 잘못 입으면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다는 게 부담이지만, 제대로 입으면 세련된 감각을 뽐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리까지 길어 보인다. ‘메종 마르지엘라’는 바지의 품은 넓지만 널찍한 벨트로 허리를 완전히 감싸 몸을 날렵해 보이게 하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알프레드 던힐’은 하이 웨이스트 바지의 밑단을 접어 올려 한층 캐주얼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풍부해진 디테일
‘절제의 미학’ 대신 ‘디테일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번 시즌 남성복 패션쇼에서는 록 감성을 풍기는 체인, 남자 스커트인 킬트(kilt) 같은 장식들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단조로워지기 쉬운 남자의 옷에 활기 ?불어넣는 디테일들이다. ‘디젤 블랙 골드’가 내놓은 코트에는 체인과 패치, 안전핀 등이 더덕더덕 붙었다. 청바지는 군데군데 찢겨 있고 워싱, 코팅, 패치 등의 처리도 가미됐다. 마치 군복과 같은 느낌을 만들어 강인한 남성성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드리스 반 노튼’에서는 통이 좁은 바지 위에 킬트를 겹쳐 입은 스타일을 다수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굵직해진 체크무늬
고전적인 멋을 풍기는 체크무늬는 유행을 타지 않고 언제나 사랑받는 디자인이다. 다만 최근에는 기존보다 한층 두껍고 넓어진 체크무늬가 대세로 떠올랐다. ‘알프레드 던힐’은 굵직한 타탄 체크무늬 셔츠를 이중으로 겹쳐 입고, 바지는 헐렁한 배기팬츠를 선택해 자유분방하고 편안한 느낌의 스타일을 선보였다. 상의와 하의 모두 체크무늬 옷으로 맞춰 입는 시도 또한 가능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상의로는 굵직한 윈도 체크무늬 재킷을, 하의로는 촘촘한 타탄 체크무늬 바지를 매치해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간결해진 오버사이즈
큼지막한 옷을 입고 온 남자한테 “아빠 옷 빌려 입고 나왔냐”고 놀리지 마시라. 요즘 트렌드다. 여유로움과 세련미를 풍기는 오버사이즈(oversize) 스타일은 다양한 옷을 겹쳐 입음으로써 보온 기능도 강화할 수 있다는 실용성이 강점이다. 자칫 잘못하면 선이 펑퍼짐하게 늘어져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이번 시즌에는 자연스럽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세련된 오버사이즈로 재해석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크게 입을 필요는 없다. ‘캘빈클라인 컬렉션’의 스타일처럼 코트는 넉 改構? 바지는 몸에 꼭 맞게 대비시키면 균형이 훨씬 잘 맞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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